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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근무 좋은데 급여 줄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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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볼 시간은 늘어났지만 부족한 급여 때문에 장기간 유지는 힘들 것 같아요.”

정부는 4월1일부터 11개 중앙부처와 9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시간제 근무제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육아, 자기계발 등 균형 있는 삶을 택한 이들은 늘어난 시간에 만족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시간제 근무를 신청한 정규직 공무원은 21일 현재 9명에 불과하다.

대전광역시 서구 변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손명우(33·여)씨는 이달 3일부터 시간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초 아이를 낳은 뒤 3월에 육아휴직계를 낸 손씨는 올 1월 복직을 했다. 나머지 2개월을 더 채울 수도 있었지만 시간제 근무가 도입됨에 따라 시험 삼아 신청을 했다.

지금까지 만족도는 50%다. 손씨는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을 시간제 근무의 장점으로 꼽았다. 손씨는 “아이가 16개월이라 이것저것 손이 많이 가는데 오전 시간에는 맘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토막 난 급여는 아쉽기만 하다. 그는 “아직 한 달이 되지 않아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70만~80만원에 불과한 급여로 장기간 가계를 지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늘어난 시간을 자기계발에 적극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송파구청에 근무하는 신모(41)씨는 “근무시간이 반으로 줄어들어 오히려 일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씨는 나머지 시간을 테니스와 영어학습에 할애하고 있다. 이전에는 퇴근하면 잠시 짬을 내 아이와 놀아주고 재우기에 급급해 기껏해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정도였다.

그는 “각종 경조사에도 얼굴을 비추지 못했는데 지금은 한결 여유가 생겼다.”면서 “이제는 다른 이들의 스케줄에 맞춰 유연하게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파구청 민원여권과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 권순영(41)씨도 늘어난 시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권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 곁에서 생활습관도 잡아주고 친밀감도 형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이가 좀 더 어릴 때부터 이런 기회를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반으로 줄어든 급여가 부담이다. 권씨는 “단순히 근무시간에 따라 산술적으로 급여를 책정할 것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를 평가해 급여를 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서울 시내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미혼이다. 대부분 육아 때문에 시간제 근무를 신청한 이들과는 다른 경우다.

이씨는 대학원 논문을 더 알차게 준비하기 위해 오후 시간을 비웠다. 반으로 줄어든 급여도 문제지만 그것보다는 시간 조정이 예상보다 힘들다는 점이 더 아쉽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씨는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2시까지 일한다. 다른 공무원들보다 출근이 1시간 빠르다.

그는 “내가 휴가를 내면 다른 누군가가 오전 8시에 출근을 해야 한다.”면서 “다른 직원들의 부담을 감안하면 섣불리 휴가신청을 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별도의 업무 분장이 없어 한정된 시간 내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점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시간제 공무원들은 오전, 오후 근무시간 가운데 하나를 택해 일하지만 원래 자신이 맡던 업무량에는 조정이 없다. 시간제로 일하면서도 잔업 처리를 위해 연장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을 끝내더라도 마찬가지다. 시간제 근무 개념에 생소한 상급자들이 많아 조기퇴근에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시간제 공무원 급여와 관련해 예산을 더 확충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퇴근이나 업무분장 등 조직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은 교육을 통해서 고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간제 공무원제도는 아직 시행 초기라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불만사항들을 수렴해 보완할 경우 정착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2010-05-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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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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