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동에 위치한 샛별초등학교에서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깔려고 하자 학부모들과 환경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1일 주민들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샛별초는 4억 1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내년 초부터 인조 잔디 운동장 조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비가 오면 한동안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평소에는 먼지 때문에 체육활동에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이유다.
학교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 9월에 전체 학부모 12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72%가 찬성한다는 결론까지 얻었다.
학부모들은 인조 잔디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환경호르몬이 생성돼 아이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데다, ‘모래 먼지 때문에 체육활동에 어려움이 많다.’며 찬성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탄원서에 서명을 받으며 도교육감 면담을 신청한 상태다.
산남동에 위치한 두꺼비 집단 서식지인 원흥이방죽의 보전을 위해 구성된 환경단체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는 두꺼비 생태마을이 조성돼 친환경 생태특구로 인정받고 있는 산남동에 유해성 논란이 있는 인조 잔디 운동장을 조성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샛별초 학부모인 손현준 충북대 교수는 “학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 말을 못 하는사람들까지 합하면 반대하는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며 “천연 잔디를 깔거나, 아니면 지금의 마사토 운동장을 그대로 놔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명호 샛별초 교장은 “학생들을 위해 인조 잔디 운동장을 만들려고 했던 것인데 반대의견에 부딪혀 안타깝다.”면서 “도교육청에 사업 포기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충북에선 50개 초·중·고의 운동장에 인조 잔디가 깔렸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2010-11-02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