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 올리자” 잠정 합의… 시기엔 이견, 서울시 ‘신중’ 인천시 ‘당장’ 경기도 ‘관망’
“하반기 중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인천시).” “재협의가 필요하지만 하반기 중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서울시).” “서울과 인천의 협의를 지켜보고 있다(경기도).”
수도권 3개 광역시·도가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14일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에 따르면 이들 3개 시·도는 지난달 초 실무협의를 통해 대중교통 요금 200원 인상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 올초부터 여러 차례 요금 인상 관련 회의를 열었고, 그 결과 인상 시기는 못 박지 않은 채 ‘200원안’에 잠정 합의한 것이다.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체계는 하나로 묶여 있는 통합요금제로 요금 인상은 3개 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가 지방공공요금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10% 안팎으로 인상하라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잠정합의안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현행 요금이 900원(서울 버스·지하철)이라면 인상액이 90원 선에서 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 자치단체는 이달 중으로 다시 협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놓고 조금씩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요금 인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인천시. 지하철 적자폭이 상대적으로 큰 터라 하반기부터 대중교통 기본요금(카드 기준)을 900원에서 1100원으로 200원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이 2007년 오른 뒤 4년간 동결된 데다 현재 요금이 수송원가 1700원에 크게 못 미치고, 무임승차 증가 등으로 지난해 당기 순손실액이 500억원 이상 발생하는 등 인상 요인이 있다.”면서 “지하철 요금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별도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상안은 현재 150원과 200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폭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인천시 등과 인상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지만 곧이어 발표된 행안부 인상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면서 “이달 중으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상시기에 대해서도 “버스와 지하철 요금체계가 맞물려 있는 시스템을 바꾸려면 기본적으로 10주일 이상 소요된다.”면서 “물리적으로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운영적자는 각각 4786억원과 3067억원에 이른다.
인천 김학준·서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2011-07-15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