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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주도 ‘재능기부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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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예방에서 아파트 부실 시공 방지까지 자발적 참여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사 827명이 소규모 건축물을 무료로 감리해 주는 ‘재능기부’를 통해 30억원이 넘는 기부 효과를 거뒀다. 경기도의 권유로 ‘건축물 품질 무한돌봄 서비스’에 나선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844개 건축물을 감리해 34억 5000만원(건당 감리비용 90만원 추산)의 재능기부 효과를 얻었다. 준공 전 부실시공 여부를 미리 확인해 주기 때문에 건물주 호응이 높다. 도시 지역에서는 연면적 100㎡ 이하 건축물의 경우 감리를 안 받아도 되기 때문에 부실시공 시비가 적지 않았다. 이춘표 경기도 주택정책과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이 서비스는 감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건물의 부실 시공을 막기 위해 지역 건축사가 재능기부를 통해 품질 관리를 하도록 한 제도”라며 “도내 29개 시·군의 건축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1만 100여건, 100억원에 달하는 재능기부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에도 재능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재능기부는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부 형태를 말한다. 과거에는 대기업이나 유명 문화·예술인 등 특별한 계층만의 나눔 활동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일반 전문직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경기도는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와 손잡고 토목 전문가들이 산사태 예방 활동에 참여하는 ‘공사감리 재능 기부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폭우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산림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기 용인시에는 주택행정 재능기부단이 있다. 전국 처음이다. 공동주택의 품질 향상을 위해 건축·토목·조경·환경·교통 등 10개 분야 전문가 31명이 뛰고 있다. 이들은 시공 중인 아파트의 품질과 자재, 안전·환경 계획의 적합 여부 등을 공무원들과 점검해 부실시공을 방지하고 있다. 수원시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는 지난 1월 변호사와 세무사 등 분야별 전문가 8명과 재능기부 협약식을 갖고 사회적 기업에 대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부산시는 개인이나 법인, 단체가 지역 사회를 위해 문화예술 분야 재능을 기부하면 지자체가 이를 적극 지원하는 ‘부산시 문화나눔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14일 광주 지역 6개 시·구 자원봉사센터와 ‘문화예술 분야 재능나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2012-06-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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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