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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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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18명을 분야별로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달인들의 행정 개선 사례들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민간 부문에도 파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이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한 행정은 현장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시리즈 첫 회에는 대상을 받은 정보통신 부문의 황수연 경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과 우수상을 받은 문화관광 부문 오성희 대구 중구 주무관과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을 소개합니다.

■ 황수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

하루종일 걸리던 일 2분이면 ‘뚝딱’

민원단축프로그램·순찰 앱 등 개발

“이제는 동료들이 업무 과정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제게 먼저 알려줍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진짜 원동력이죠.”


황수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
황수연(45) 주무관이 2013년 최고의 지방행정달인으로 뽑히며 함께 받은 대통령 표창은 그에게는 그저 ‘작은 격려’ 정도의 의미다. ‘진짜 큰 상’은 지역 주민들이 관공서를 이용하며 느껴온 불편을 확 줄일 수 있었다는 뿌듯함, 동료들이 그 덕분에 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건네는 칭찬, 또 그가 속한 동두천시가 정부합동평가 때마다 받는 높은 평가다.

2011년 그가 개발한 지역순찰 앱(애플리케이션)이 행정제도선진화 우수사례가 되며 국무총리표창을 받았고, 민원단축프로그램으로 공공정보화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게 된 것 등은 모두 ‘진짜 큰 상’ 뒤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의 고객은 둘이다. 공무원으로서 늘 얼굴 마주치는 시민들이 당연히, 첫 번째 고객이다.

다음은 그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동료 직원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이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른 시·군·구에서 ‘민원단축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동두천시로 자료 요청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산직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무엇보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면서 “나의 노력으로 동두천시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도 그의 앞에 세워놓은 뒤 전산화 작업을 거치면 효율적이고 간편한 업무로 변신한다.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1997년 뒤늦게 공무원이 된 뒤 16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 앱까지 60여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황 주무관은 “전산화 수준이 낮던 시절 직원 600여명의 초과근무 시간을 입력하는 작업이 전에는 꼬박 하루 걸렸는데,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1, 2분에 끝날 수 있게 됐다”면서 “애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지역순찰제 스마트폰 앱을 만들 때 책 보고 배우며 힘들게 만들어서 애착이 크다”고 소개했다.

즐기는 이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업무 시간에는 짬이 별로 없죠. 또 퇴근 뒤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는 것도 그리 편안하지 않아서 결국 몽땅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함께 놀아주지 못하니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좀 싫어하더군요.”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뒤 시는 최근 황 주무관에게 또 다른 과제를 줬다. 세수 체납 관련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보완해 달라는 요구다.

지역정보개발원에서 보급한 시스템이 있지만 세수 체납을 가능한 줄여 지방재정을 든든히 하겠다는 바람이다.

그가 흔쾌히 ‘오케이’했음은 물론이다.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상복보다 좋은 것이 일복이다. 달인이라면 이처럼 상복과 일복은 기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

中 상하이·日 나라현 등과 교류협정

지자체 외교 수준 한 차원 끌어올려

지난 7년(2006~2012년)간 4차례 여권 갱신, 출입국 도장 243회. ‘지역 외교·홍보의 달인’으로 선정된 홍만표(49·지방계약직 가급)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의 행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다.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
그는 현재 일본 나라현 홍보대사, 시즈오카현 후지노쿠니 친선대사, 메이지대학 시민거버넌스연구소 연구추진위원, 2009년 도쿄에서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NPO)인 동아시아 이웃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홍 팀장은 충남이 중국 상하이·쓰촨성과 맺은 교류협정뿐 아니라 일본 나라현·시즈오카현과의 교류를 실무적으로 성사시키며 지자체의 외교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와 2010년 세계대백제전, 2006·2011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해외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들과 함께 충남의 행사장을 찾아 소통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홍 팀장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일본을 배우겠다며 1990년 단신으로 건너가 17년간 생활하면서 오사카상업대학원에서 지역정책학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2006년 귀국을 선택한 것은 장남 역할을 대신하던 동생의 투병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3월 충남과 전북에서 일본 전문가 채용이 있었다. 전북이 충남보다 직급이 높았지만 충남을 지원해 합격했고 얼마 되지 않은 5월 동생은 운명을 달리했다.

홍 팀장은 “지역을 위해 일하라는 ‘천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본에 있을 때 동생이 사망했다면 귀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무원으로 변신한 그에게 ‘백제문화제를 일본에 알려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였지만 스스로 능력을 시험해 보는 계기로 삼았다. 홍 팀장은 사고를 달리했다. 당시 충남은 구마모토현과 교류하고 있었지만 아스카문화의 상징과 같은 나라현 공략에 나섰다.

나라현은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 해외 지자체와의 교류 실적이 전무했다. 주말과 휴일에도 자비를 들여가며 일본으로 건너가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관계를 맺었다. 2007년 6월 13일 충남이 나라현과 문화관광분야 협력 의향서를 최초로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세계대백제전을 2010년에 개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2011년 계획이었으나 2010년에 상하이엑스포와 일본의 헤이세이천도 1300주년 기념, 베트남 하노이 천도 1000년의 해로 동아시아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변경을 주장했다.

홍 팀장은 국제관계에서 ‘휴먼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인적관계가 80%를 좌우한다”면서 “풀뿌리 지방외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성희 대구 중구 문화관광 주무관

경상감영 달성길·삼덕 봉산문화길

역사·문화가 흐르는 골목길 상품화

대구 중구 문화관광과의 오성희(47) 주무관은 골목에서 문화를 길어 올린 ‘골목투어의 달인’이다.


오성희 대구중구청 문화관광 주무관
대구의 골목투어는 지난해만 1397회 열려 5만 4284명의 관광객이 참여하고, 2010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에 부여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다.

오 주무관은 2001년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골목투어 해설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란 생각에 바로 등록을 하고, 대구 골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민원, 병무, 민방위, 관광 등 다양한 업무를 했지만, 단지 성실한 공무원의 역할 외에 뭔가 더 없을까 고민하던 11년차 공무원이었다. 그는 1년여간 골목투어 해설 강의와 실습을 익히고, 골목해설사로 자원봉사를 시작했지만 해설사 집단은 평균연령 60세였고 참여하는 관광객 숫자도 많지 않았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골목투어를 진행하던 사회단체도 2007년 도산하고 말았다.

당시 대구 중구에서 일하고 있던 오 주무관은 2008년부터 중구로 골목투어 사업을 이관했고, 2008년 87명이 참여했던 골목투어는 2009년 3019명, 2010년 6859명, 2011년 3만 362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점점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가 설명하는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인기 요인은 세 가지다. 근대골목투어는 ‘경상감영 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 봉산문화길’ ‘남산100년 향수길’ 등 다섯 코스로 나뉜다. 우선 1894년 기독교가 들어온 대구에는 1900년대 초반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 1911년에 천주교 조선교구에서 대구교구가 갈라지면서 천주교와 관련된 붉은색 벽돌건물을 중국인 기술자들이 짓게 된다. 그리고 6·25전쟁이 터졌을 때 낙동강 방어선이 형성되면서 대구의 근대문화유산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반경 2㎞ 안에 41개의 문화재가 밀집한 대구의 골목투어는 풍경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지역의 관광과 달리 근대 100년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과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조형물, 벽화 등이 연결되어 스토리가 담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골목투어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고비가 있었다면, ‘대구의 명동’인 동성로에 있던 157개의 노점상을 정비한 일이었다. 60년 역사의 동성로 노점은 조직폭력과 연계된 기업형으로 정비가 시작되자 밀가루, 계란, 물세례는 물론 쏟아지는 욕설과 협박이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생명의 위협도 여러 차례 느꼈고, 폭력배의 고소로 경찰서도 숱하게 들락거려야 했던 오 주무관은 “사람의 밥줄을 없앤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었지만, 동성로 노점상이 변해야 골목투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기 어려운 노점상에는 대체 부지를 제공하는 등 노점상 정비가 완료되자 골목투어는 대구시민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3-02-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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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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