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여름 마늘·건고추·양파 등에서 촉발된 값 하락세가 해가 바뀌면서는 배추·무·양배추·감자 등 채소류 시장 전체로 불이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수급관리를 체계화해 가격안정을 도모하겠다며 정부가 뛰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암흑 속이라는 게 중론이다. 생산자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다 농가 고령화, 생산원가 상승, 기상이변 속출 등이 더해지면서 재배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소비자는 지갑 사정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값이 싼 외국산 농산물로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이러다간 최소한의 생산기반마저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지 시장만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스마트폰·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구매경향이 정착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계는 성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다. 영업규제라는 벽에 막히면서 산지로부터 구매하는 물량을 줄이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산지와 소비지가 우리 농산물을 매개로 접점을 찾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이제는 꼭 이뤄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영택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2014-05-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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