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불가’ 뒤엎은 속내는 정치 셈법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와 관련, ‘절대 불가’에서 ‘남북 분산 개최 가능’으로 입장을 바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지난 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 지사는 “남북 분산 개최는 시기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IOC가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를 요구하고 전북 무주와 일본 등에서 분산 개최를 주장했을 때도 “이미 올림픽 관련 경기장 공사가 시작돼 분산 개최가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신년 기자회견 3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엔 정치적인 셈법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당장 최 지사의 최대 공약인 고성지역 남북 평화특구 지정과 설악~금강산을 연계한 국제관광 자유지대 조성,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 남북 공동 어로구역 설정 등 강원 최대 현안 해결을 위해 북측에 문호를 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남북 교류라는 파괴력 있는 이슈를 내세워 최 지사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도 숨어 있다.
이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 지사가 “올해는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시기로 남북 관계 개선이 해를 넘기면 어려울 수 있어 올해가 좋은 기회이고 남북 공동사업이 진행되길 기대한다”며 “양쪽에서 통 크게 조건 없이 앉아서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용철 강원도 대변인은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한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개별 종목에서도 별도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기 등에 한해 (남북 분산 개최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 지사의 이번 언급은 잠잠해진 국내외 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여론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