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문화제서 만난 박춘희 송파구청장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지척에 보이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조용한 단독주택가 한가운데에 돌을 쌓아 만든 대형 고분 5기와 소형 돌무덤이 흩어져 있다. 석촌동 고분군이다. 이것은 이탈리아 로마 유적지처럼 2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과거의 흔적 위에 현재가 공존하는 한성백제 왕조의 찬란한 흔적이다. 백제 시조 온조왕이 하남위례성(현재 송파구)에 수도를 정한 이후 475년 공주 천도 전까지 한성백제가 493년간 이곳에서 터를 잡았다.박춘희 송파구청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 고분군에서 제16회 한성백제문화제의 식전행사로 열린 동명제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6일 제16회 한성백제문화제를 개막한 송파구가 이날 석촌동 고분군에서 동명제를 열며 주민참여형 문화행정에 시동을 걸었다. 동명제는 백제왕실의 시조인 부여 동명왕에게 나라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지냈던 제의행사. 올해 행사는 특별히 한성백제 권위자인 이도학 백제전통문화대학장의 조언을 받아 기존 조선 복식에서 탈피, 당시 의복·소품을 충실히 재현했다. 향악대를 선두로 전파사신, 호위무사 등 백제 문물 전파행렬이 등장하고, 제14대 근구수왕이 오경박사들의 알현을 받은 데 이어 왜구에 백제 문물을 전파해 주는 과정이 재미난 시대극으로 펼쳐졌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한성백제문화제는 서울 지역에선 유일한 역사문화축제”라며 “특히 3호 고분이 근초고왕 무덤으로 밝혀진다면 우리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백제 후손인 부여 서씨, 의령 여씨 후손들이 백제 전통 복식을 입고 참석, 의미를 더했다.
특히 송파구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문화재 보호·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남위례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은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 풍납동 주민들의 이주·보상 민원과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이주대책에 쏟아부은 돈만 5000억여원이다. 구는 지난 5월 조직 개편을 통해 역사문화재과를 신설하고 문화재 복원·개발은 물론 주민 민원도 관련 부서와 협의행정을 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충분한 소통과 협의로 모든 주민이 만족할 수 있는 문화행정을 펴겠다”며 “한성백제문화제가 세계적인 역사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제2롯데월드타워와 함께 송파구의 미래 먹거리인 문화관광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