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과 톡톡 25시] 이동진 도봉구청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이 도봉동 평화문화진지에 전시된 베를린 장벽 앞에서 문화도시, 음악도시로 자리잡아 갈 도봉 미래에 대해 밝히고 있다. 과거 평화문화진지는 대전차방호시설로 쓰였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2017년 10월 문을 연 평화문화진지는 서울시, 도봉구, 국방부가 합심해 대전차방호시설을 문화창작공간으로 재생한 공간이다.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이 ‘평화, 문화, 소통’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갖고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대전차방호시설은 1969년 유사시 건물을 폭파해 적군의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군사시설로, 1970년 위장 목적으로 세워졌던 시민아파트 2~4층은 건물 노후화로 2004년 철거, 군사시설인 1층 부분만 존치한 채 12년 넘게 지역의 흉물로 방치됐다. 평화문화진지는 시민체험장, 입주 작가 공방, 다목적 전시실 및 소규모 공연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하긴 하지만, 시민 누구나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도봉산, 중랑천, 창포원, 동북권체육공원 등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생태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문화의 도시 도봉’이라고 부르는 게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도시에 문화를 입히는 일에 왜 집중했는가.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면서부터 도시 활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고, 기본 방향을 문화로 설정해 추진해 왔다. 지리적 한계가 있지만, 그 도시가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면 사람들은 그곳이 어디든 찾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 중심에 서울 아레나를 핵심으로 하는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조성 사업’이 있다. 서울 아레나가 건립되면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들이 매번 공연 때마다 도봉구를 찾게 되고, 이들을 보기 위해 연간 250만명 규모의 국내외 관람객이 몰려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도봉구의 도시 이미지가 변방의 베드타운에서 음악 중심의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고, 1만 3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서울 동북권역의 대표 경제 중심지, 나아가 세계적인 음악도시이자 문화도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외에도 한국인권도시협의회, 지속가능발전지방정부협의회,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등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활동이 도시 혹은 지방정부에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재산세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도봉구는 워낙 집값이 낮았기 때문에 절대 액수는 높지 않다. 공시지가가 9억원 이상 가는 데가 거의 없다. 지난해 6억원 이하는 재산세 인하를 해 줬는데, 97.5%가 공시지가 6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었다. 다만 최근 재산세 인하 논란과 관련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서울시만 해도 집을 가지지 않은 무주택자가 절반이 넘는다는 점이다.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주거 안정을 시킬 것인가 하는 정책과 더불어 재산세 인하 논의가 진행되는 게 옳다. 그게 예의 아니겠는가. 공공의 영역에서는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산세 경감과 관련해 또 고려해야 할 것은 충분히 재산세 인상분을 낼 만큼의 여유가 있는 분들까지 감면할 필요가 있겠는가다. 예를 들면 나이가 많으셔서 다른 소득원 없이 집 한 채만 가진 분들에게는 집값이 얼마이든 인하해 주는 게 맞다. 하지만 소득이 충분히 있는 분들에게까지 동일하게 인하해 주려면 무주택 서민들의 박탈감 등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많이 침체됐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도봉구의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올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125억원 정도 추가 편성했다. 재난관리기금을 지난해 대부분 썼기 때문에 30억원을 채워야 했다. 방역 물품이나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직접적인 예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48억원 정도의 예산도 편성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도봉사랑상품권 200억원어치 정도를 상반기에 발행하고 할인율 10%를 보전하기 위해 10억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는 생활안정자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50인 미만 소상공인 및 소기업 무급휴직 근로자에게 고용유지지원금, 폐업 소상공인 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코로나19 종식일 것이다. 그때까지 방역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코로나19가 1년 6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일선 시군구 담당 공무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21-07-06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