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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로드맵’이냐 ‘조기 통합’이냐…지방선거 전 경남·부산 통합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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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경남도정 “속도보다는 정당성”
주민투표·실질적 자치권 이양 강조
부산시와 함께 2028년 통합 로드맵 제시


경남도청 전경. 경남도 제공


전국적으로 광역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남·부산 행정통합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속도전’과 ‘신중론’이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통합 시기와 방식,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이끄는 민선 8기 경남도정은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주민투표를 통한 민주적 정당성 확보 ▲입법·재정·조직권 등 실질적 자치권 이양 ▲특별지방행정기관 권한의 포괄적 이전을 내걸고 있다.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이 아닌 ‘지방정부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받는 구조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는 지난달 부산시와 함께 ‘주민투표를 거쳐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행정통합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통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위상과 명칭, 청사 위치 등을 담은 특별법을 마련하고 정부가 동의하면 공론화를 거쳐 올해 내 찬반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안이다. 찬성이 우세하면 내년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통합단체장 선거를 함께 치른다는 게 경남도와 부산시 계획이다.

이 연장선에서 도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6대 4 조정, 법인세 30%·양도소득세 전액 이양, 부가가치세 5% 이상 이양 등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 구축 근거가 담긴 부산경남특별법안 발의도 준비 중이다. 한쪽으로는 중앙 특별행정기관 권한 일괄 이양 근거 등을 담은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2026.2.13. 경남도 제공


박완수 도지사는 “주민투표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며 “주민이 투표로 결정할 때 통합 이후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통합 자치단체의 위상에 걸맞은 실질적 자치권 보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입법권·재정권·조직권 등 핵심 권한을 과감히 이양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0년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주민투표 없이 추진돼 15년째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통합은 상향식 절차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가 자치권 이양안을 제시하고 주민투표를 요구한다면 즉시 통합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6월 통합’ 주장
“정부 혜택 받고 권한 이양 등 병행 추진”
여론조사+지방의회 동의 방식 제안하기도
반면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도지사 출마가 확실시되는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은 조기 통합을 공개 제안하며 속도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 원 규모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대기업 투자 계획 등을 거론하며 “오는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 여부에 따라 지역 경쟁력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8년으로 미룰 경우 정책·투자 효과를 선점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위원장은 “공공기관 이전, 대기업 투자 유치(10대 그룹 5년간 지방 270조 투자) 등을 고려했을 때 오는 6월 통합과 2028년 통합은 단순히 시기상으로 2년 늦춰지는 게 아니라 20년 이상 (지역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주민투표 대신 ‘대규모 여론조사+지방의회 동의’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방자치법상 의회 의견 청취 또는 주민투표 규정을 근거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회가 동의하면 절차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경남도당 같은 취지로 조기 통합론에 힘을 보태며 통합 논의를 선거 쟁점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주장에 경남도는 “여론조사는 주민투표를 대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도는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은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75.7%로 나타났다는 점 등을 들어 직접 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가 필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도는 ‘정부가 통합 시기에 따른 차등 지원은 없다’고 밝힌 점도 앞세우고 있다. 인센티브 선점을 이유로 서두를 필요는 없고 속도보다 내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광역통합을 결정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동일한 행정·재정적 인센티브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효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방선거 이전 통합 여부와 정부 지원 사이에 불이익은 없다고 언급했다. 경남도는 이를 ‘시기보다 준비된 통합’에 방점이 찍힌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지방시대위원회 제공


이 같은 공방 속에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경남을 찾아 조기 통합론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그는 국립창원대학교 사림관에서 열린 경남시대포럼 주최 정책간담회 초청 강연에서 “2010년 마산·창원·진해 통합은 실패했고,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며 “당시 중앙정부가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았고 주민 동의 절차 없이 의회 의결로 결정되면서 통합 이후 여러 어려움이 이어졌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이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를 근거로 통합 자체를 미루거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창원시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행정통합을 해서는 안 된다거나 천천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잘못된 선례를 반복하지 않는 ‘제대로 된 통합’을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완수 경남도정은 ‘주민투표와 자치권 보장’을 전제로 한 단계적 추진을 강조하는 반면 김 위원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 한계를 교훈 삼되 조속한 주민 의견 수렴과 결단을 촉구하면서 양측 시각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하는 공방에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선거 구도를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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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