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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포육실 군기반장 망토 원숭이 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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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는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들을 대신 키워주는 인공포육실이 있다. 몸이 약해 버림을 받거나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사람 손에서 자라고 있는 이곳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군기반장이 있으니,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 새끼까지 꼼짝 못하게 하는 두 살짜리 망토 원숭이 무진(♂)이다.

무진이가 인공포육실에 온 것은 태어난 직후인 2004년 여름. 저체중으로 태어나 어미에게 버림을 받고 이곳에 맡겨지게 됐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 인공포육실의 최고참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인공포육실에 오는 동물들에게 무진이와의 ‘합방’은 한번씩 거쳐야 하는 신고식이나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무서운 맹수라 해도 이곳에서 우유를 먹는 동안에는 무진이에 밀려 넘버 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항이라도 했다가는 사자고 퓨마고 가릴 것 없이 등에 올라타서 털을 뽑고 할퀴니 무진이의 폭정에 반기를 들 수 있는 동물은 없다.

이런 무진이가 얼마 전 동생들을 맞았다. 바로 지난 2월 태어난 어진이(♀)와 아진이(♀). 까칠한 성격대로 처음에는 먹이도 못 먹을 정도로 괴롭히고 무시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제법 오빠 노릇을 한다. 어진이와 아진이도 무리에게서 배우지 못하는 줄타기, 나무타기 등을 무진이에게서 배우고 있다. 어진이와 아진이가 무진이의 행동을 모두 똑같이 따라하는 통에 세 마리가 한 어미에게서 난 쌍둥이들처럼 보일 정도이다.

무진이가 동생들과 함께 무리로 돌아갈 날도 머지않았다. 서열을 엄격히 따지는 망토원숭이 무리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세 마리가 한꺼번에 합류하면 혼자일 때보다 따돌림을 당할 우려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포육실을 꽉 휘어잡았던 무진이가 그렇게 호락호락 당할 리도 없다. 무리에서도 군기반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무진이의 활약이 기대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6-10-27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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