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주도 김권영 동작구 국장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김권영(58) 서울 동작구 행정관리국장은 16일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지 사용료 부과는 정당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3년간의 기나긴 소송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는 환희도 잠시, 정부가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법’(가칭)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조합이 공유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해도 한 푼의 사용료도 부과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서초구 건설교통국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1월 재건축 공사를 하고 있는 반포주공 2·3단지가 구청 소유의 도로와 공원을 점거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공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공유지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부과했다. 이어 조합에 ‘공유지 사용료’를 부과했다. 이 역시 전국 최초였다.
조합 측은 반대 소송을 제기했고 그는 소송을 사실상 혼자 진행했다. 조합원들의 항의는 물론이고 구청 내부에서도 “담당 업무도 아니면서 왜 나서느냐.” “조합원들의 불만만 키울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김 국장은 “법의 허술한 점을 조합이 스스로 유리하게 해석해 당연히 납부해야 할 사용료를 면제받으려고 했다.”면서 “주변의 냉랭한 시선 속에 외롭게 법정싸움을 이어 갔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올해 초 동작구로 옮겼다.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동작구로 옮겨와서도 그는 소송을 중단하지 않았다. 마침내 공유지 사용료를 부과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고, 그의 노력으로 서초구는 260억원의 재정수입을 확보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11-10-17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