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대신 캠핑하며 ‘내용’ 채운 정책 연수
지난달 19일 7박 9일 일정으로 전국의 기초의회 여성의원 16명이 세계 유일의 지방의원 교육기관인 프랑스 ‘시데프’의 초청으로 프랑스·벨기에 해외연수를 떠났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프랑스 지방자치제도 및 여성정책 연구, 여성 정치인 교류를 목적으로 한 정책연수였다. 그런데 여성의원들은 프랑스 파리의 고급 호텔 대신 일종의 캠핑장인 ‘모빌홈’을 이용했다. 4명이 한 방에서 묵었다. 국민들이 질타하는 호화 연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여행사에 일정을 위임하는 대신 직접 일정을 짜기 위해 미리 세 차례의 워크숍을 갖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수시로 의견을 공유했다. 현지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식당 식사 대신 주로 배달식을 먹었다. 말 그대로 ‘사서하는 고생’ 수준이었다.
|
김영미 동작구의원 |
연수에 참가한 김영미 서울 동작구 의회 의원은 19일 “프랑스의 정책을 제대로 알고 연구하기 위해 잘 먹고 잘 자는 대신 전문통역사를 섭외하는 데 비용을 집중했다”면서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기획으로 우리 여성 의원들이 궁금한 것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고 오자는 취지였다”고 연수배경 등을 설명했다.
일행은 프랑스 파리 근교의 작은 도시 바뇨시를 방문해 여성인 마리엔 시장과 미셸 엉드헤 상원의원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파리시 남녀 동등감시소,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협회 에스파스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김 의원은 “우리의 비영리기관은 수익사업을 못하지만 에스파스는 수익사업을 허용하는 대신 그 돈으로 노숙인을 교육해 지역사회에 다시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었다”면서 “관청이 우선인 우리나라와 달리 시민이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역사가 깊고,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예산을 결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성과를 시민에게 묻고 문제를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기록으로 축적해 좋은 정책을 이어나가는 점이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3-03-20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