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조치원읍 평리에 있는 2층짜리 연기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시립의원에 지난 10일까지 5개월간 5194명의 환자가 다녀갔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빼면 하루 50여명꼴이다.
6개과 중 산부인과와 내과는 환자가 하루 평균 각각 3~4명과 7명에 그쳤다. 관절 등을 치료하는 정형외과와 감기환자 등을 돌보는 가정의학과가 그나마 선전했다. 출산은 적고, 노인은 많은 전형적인 농어촌 의원 풍경이다.
시는 시립의원을 개원하면서 서울대병원에 6개월간 위탁 운영비로 14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월평균 수익은 고작 2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상주 의사가 가정의학과 한 명뿐인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소아청소년과 등 나머지 의사는 1주일에 2~3차례 내려와 잠깐 진료한다. 행정직원, 간호사, 비정규직 등은 30여명이 상주하지만 전문의들의 진료 연속성이 떨어져 환자들이 꺼린다. 의원 건물도 중앙부처 공무원이 대거 입주 중인 정부청사와 먼 구도심에 있다. 시 인구가 갈수록 늘기는 해도 이제 12만명을 겨우 넘어서 광역시는커녕 군지역 규모와 비슷하다.
적자 논란이 불거지자 세종시는 이날 ‘시립의원 운영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내년 2~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환자가 적은 산부인과와 내과(소화기·호흡기·순환기·내분비) 진료는 중단시켰다. 대신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에 진료를 집중하기로 하고 서울대병원에 관련 의사들의 상주 진료를 요청했다.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6시이던 평일 응급실 운영시간을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로 확대하고 전속의사 3명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