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등교 도우미 서비스’ 위기 가정 대상… 멘토 역할도
‘일어나라니까, 학교 늦는다고.’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아침부터 ‘전쟁’이다. 깨워서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와 꾸물대는 자녀가 매일 부딪친다.
그나마 소리쳐서라도 깨워 주는 가족이 있다면 다행이다. 부모가 몸이 아프거나 일찍 출근해 자녀를 깨우지 못하는 가정도 많다. 위기 가정의 학생 중에 출석 일수를 못 채워 졸업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그래서 서울 노원구가 이런 청소년들의 기상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구는 지각과 결석이 잦은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도우미 서비스를 한다고 10일 밝혔다. 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학교 출석률이 떨어지는 학생의 원인을 찾다 보니 부모가 방임하거나 조손가정 등 위기 가정의 청소년이 많았다”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센터는 청소년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사례관리자와 생활중재 강사 등 6명으로 등교 도우미단을 꾸렸다.
등교 도우미는 모닝콜로 청소년을 깨우는 건 물론 학생의 집을 직접 찾아 준비물 등 등교 준비를 돕고 교문까지 동행한다. 지난 1학기 초·중·고교생 10명이 등교 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는데 덕분에 지각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등교 도우미 정우석(55)씨는 “모닝콜로 일어나지 않으면 학생 집을 직접 찾는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자꾸 와서 깨우니 청소년들도 미안한지 잘 일어난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은 등교 지도는 물론 아이의 멘토 역할을 맡아 심리치료 등 상담도 해 준다. 등교지원서비스는 한 학생당 10회 제공하며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10번 연장 지원한다. 오는 2학기에는 2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도우미를 파견할 예정인데 지각과 결석을 자주 하는 학생을 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8-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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