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규 심사위원은 “조규영 시인의 <닮은소리> <다른아침> <사람의 세월> 등 세편을 신인상 당선작에 선한다”며 “<닮은소리>를 읽으면서 넉넉한 공간과 여유만만한 선율에 읽는 동안 무척 반가웠다”고 말하며 “더불어, 소리없는 운율로 시적 상상의 세계로 몰입시키는 아름다운 시선이 다가와 감동 또한 느껴지는데 시대정신이 듬뿍담긴 격조있는 좋은시가 기대된다”고 평했다.
조 부의장은 수상소감에서 “오래 전부터 소망하였던 푸른 날의 꿈으로 피어날 새로운 꽃씨를 심었고 시적 상상력의 나래를 소원했던 그 소녀가 30년이 지난 지천명에 이르러 구름속에 감추어진 별을 보는 눈을 떴다”며 시적인 소감을 전했다. 나아가 “등단을 계기로 세상과 물아일체의 철학을 담아 정치를 예술처럼 삶을 자연처럼 시를 쓰며 아름답게 살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작.
닮은 소리
조규영/미산
깊은 세월을 닮은 소리
말 없는 커피향이 부르는가?
가을의 살결을 스치는 기타소리 때문일까
이름표 없는 길가 모퉁이 찻집
빈 의자가 시간을 그린다
주인 남자 기타 선율에 비움을 채우는 여백
듣는 귀도 들려주는 입도 없는 화음이 서성이고
아내의 박자 없는 잔소리 허공을 채운다
평화롭게 꽃가지를 흔드는 공기처럼
바쁘게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처럼
물위를 거니는 달빛처럼 햇살처럼
낮에도 잠에도 꿈꾸는 인생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