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 깊이...층층마다 예술작품, 식물정원 만끽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정원 품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1년간 진행한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14일 완성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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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평역 지하 4층에 조성된 식물정원. 서울시 제공 |
이번 프로젝트는 역사가 지닌 구조적 미학을 최대한 활용해 지하예술정원이자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초 지하 2층에 있던 개찰구를 지하 4층으로 내려 승강장(지하 5층)을 제외한 역사 전체 공간의 품을 시민들에게 내줬다. 녹사평역이 남산과 미래에 조성될 용산공원을 잇고 이태원, 해방촌, 경리단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이 될 것을 염두에 둔 변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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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평역 지하 4층에 꾸며진 식물정원 서울시 제공 |
대형 중정 안쪽 벽면에는 얇은 메탈 커튼이 걸려 있다. 이 커튼이 천정 유리 돔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역사 내부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담아내는 ‘거대한 캔버스’ 역할을 하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텅 비어 있던 지하 4층 원형홀에는 남산 소나무 숲길을 걷는 듯한 설치예술작품, 600여개의 식물이 자라나는 ‘식물정원’을 감상하며 숲에 들어온 듯한 치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녹사평역은 과거 서울시청 이전 계획 아래 만들어진 최고의 지하철인데 그간 숨겨진 보물처럼 녹슬고 빛이 바래 있다가 이번 예술 프로젝트로 다시 살아나게 됐다”며 “박물관, 미술관뿐만이 아니라 일상 속 삶의 예술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하루 수백만명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지하철역을 전반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