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총회장 양복 속 반팔로 시계 노출
그간 행적 묻자 “한군데 못 있고 왔다 갔다”보건소 공식 검체 채취… 결과 오늘 나올 듯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규모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받는 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에 있는 신천지 평화의궁전 앞에서 “사죄를 구한다”며 엎드려 절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 총회장은 “정부에도 용서를 구한다”며 재차 큰절을 했다. 이때 이 총회장 손목엔 박근혜 정부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계가 포착되기도 했다. 시계를 잘 보여 주려고 했는지 양복 안엔 반팔 셔츠를 입은 듯했다. 논란이 일자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시절 만든) 우리 시계는 금장은 없고 은색만 있다. 날짜판은 없다”면서 “(이 총회장이 찬 시계는) 가짜”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에 쏟아지는 비난과 검찰 고발 등에 따른 압박 탓인지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면서 “어떤 교회도, 장소도 막고 (종교)모임도 다 중지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이 지난달 말 가평의 한 개인병원에서 받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서류를 보여 주기도 했다. 관심이 쏠렸던 이 총회장의 공식 검체 채취는 이날 과천보건소에서 이뤄졌다. 결과는 3일 나올 전망이다.
두문불출했던 이 총회장에게 그간 행보를 묻자 “17일에 (평화의궁전에) 들어왔다. 한군데 가만 있을 만한 팔자가 못 돼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귀가 잘 안 들리는 이 총회장에게 말을 전달해 준 신천지 관계자가 “계속 이곳에 있었다고 하시라”는 말이 그대로 마이크를 통해 나오기도 했다.
20분간 진행된 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뜨려는 이 총회장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내자 그는 “조용하자. 우리는 성인들이다. 질서 없으면 난장판 돼서 안 된다”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한편 신천지 측은 신도가 우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의혹에 대해 “2018년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되면서 그해 6월 15일부터 모든 예배당을 폐쇄하고 예배와 모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신천지 신도 중 2명이 중국 우한과 상하이에서 각각 입국한 사실을 파악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명단에 두 사람의 이름이 없어 당국은 조사에 더 주력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2020-03-03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