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악몽 다시 없게… 긴장의 남해안
배 등 수확 앞두고 나뭇가지 고정 분주어선 육지로 올리고 모래주머니 쌓기도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제주도 남쪽 해상을 향해 접근 중인 가운데 강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를 막기 위해 1일 오전 경남 함양군 함양읍 웅곡리 한 과수원에서 홍로사과를 조기 수확하고 있다. 함양 뉴스1 |
초강력 태풍인 ‘마이삭’의 직간접 영향권인 제주도와 경남 등의 과수 농가들이 1일 바짝 긴장했다. 특히 농민들은 사과·배 등 수확을 앞둔 과일의 낙과와 조생종 벼 침수·쓰러짐 등 농작물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밀양 얼음골 사과 재배 농가와 거창지역 사과 과수원 농가, 하동 배 과수 농가 등은 과실이 달려 늘어진 나뭇가지를 지주대에 단단하게 동여매는 작업을 하느라 종일 쉴 틈이 없었다. 과수 농민 이모(67)씨는 “아무리 태풍 대비를 철저히 해도 강한 태풍이 쓸고 가면 낙과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마이삭이 무사히 지나가야 하는데”라며 가슴을 졸였다. 초속 45m 이상의 초강력 태풍인 마이삭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제주도는 초긴장 상태다. 태풍이 제주 동부지역 해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돼 서귀포 성산리 등 제주 동쪽 해안가 카페나 음식점들도 일찍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날 저녁 장사를 일찍 마친 이들 카페나 식당들은 강풍과 폭우에 대비해 출입문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분주했다. 성산리에서 식당을 하는 양모(44)씨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손님도 뚝 끊어졌는데 연이어 태풍까지 올라온다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또 마이삭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은 절개지 등 붕괴 우려 지역 주민들이 모래주머니 등을 쌓으며 강풍과 집중 호우를 대비했다. 주건호 부산 동구 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달 8일 집중호우로 주택 100여 가구가 물난리를 겪었는데 더 강한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있다”며 “20여일 전 악몽이 또다시 재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삭 경로와 가장 근접한 전남 여수 국동항은 이날 어선 300여척을 피항시키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충규 여수 서부어촌계장은 “강풍에 대비해 이미 배들을 안전하게 접안시키고, 단단히 묶어놨다”면서 “동쪽 부산 방향으로 빠져나간다고 하지만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