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가평 현등사 극락전(加平 懸燈寺 極樂殿)」등 부불전 6건과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錦山 靈泉庵 無量壽閣)」등 요사채 4건을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이번에 지정 예고하는 부불전과 요사채는 조선 중·후기(17~19세기)에 걸쳐 건립(建立) 및 중건(重建)된 것으로, 부불전*은 조선 후기 전통목조건축의 양식적 특징과 기법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고, 요사채*는 사찰(寺刹)의 산중수행(山中修行)과 생활공간(生活空間)으로 건립되어, 시대에 따른 생활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 부불전 : 부처·보살을 모신 중심불전과 이격되어 건립된 법당으로, 나한전, 영산전, 원통전, 비로전 등이 있음.
* 요사채 : 사찰에서 승려들이 거처하는 집(참선하는 선방, 예불 및 생활공간인 인법당 등)
국가유산청은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불교계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통해, 그동안 불교 건축유산 중에서 지정가치가 있음에도 불전(佛殿), 석탑(石塔), 석불(石佛)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부불전과 요사채에 대한 가치조사와 발굴을 진행하였으며, 이번에 10건의 지정 예고에 따라 향후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나아가 지역 문화융성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 가평 현등사 극락전(加平 懸燈寺 極樂殿)
가평 현등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봉선사의 말사(본사에서 갈라져 나온 절)로 정확한 창건연대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으나, 현재의 가람 배치는 1763년에 발생한 화재 이후 영조 41년(1765년) 중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극락전은 같은 해 중건된 건물로, 상량묵서*와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주요 목부재가 당시의 것임이 확인되었다. 관련 문헌*에 건립 계기와 과정, 참여 인물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한국전쟁 이후 경기 북부 지역에 드물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불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23년 해체보수 시 발견된 상량묵서: 건륭삼십년을유육월초칠일상량기문(乾隆三十年乙酉六月初七日上梁記文)
* 목부재 중 17점(기둥 9본, 보 4본, 도리 2본, 동자주 1본, 창호궁판 1본)이 1765년 사용 목재로 확인
* 『봉선본말사지 현등사 운악현등사사적(1772)』 및 『현등사 만취당 성조기(1767)』 등
▲ 괴산 각연사 비로전(槐山 覺淵寺 毘盧殿)
괴산 각연사(槐山 覺淵寺)는 『각연사 대웅전 상량문』 등의 기록과 보물 『괴산 각연사 통일대사탑』 및 『괴산 각연사 통일대사탑비』를 통해 고려 광종 때 유명한 고승인 통일대사(通一大師)에 의해 창건 또는 중창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로전은 정확한 창건 기록이 확인되지 않으나, 『중수상량문』의 기록과 건축 양식 및 세부기법 상 1499년에 중건된 건물로 판단되며, 이후 여러 차례 중수가 이루어졌다. 또한 『중수상량문』에는 화주(化主)와 시주(施主)자의 명단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당시 중수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다포계 형식의 불전으로, 조선 전기 다포계 공포 특징을 잘 보여준다. 기둥은 중심부가 굵고 위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배흘림 기법이 나타나며, 지붕 용마루의 구성 등에서 고식(古式)수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건물 하부의 초석을 비롯한 석재의 가공 수법과 형태를 통해 고려 초기 양식의 부재가 재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학술적·건축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 고창 선운사 영산전(高敞 禪雲寺 靈山殿)
고창 선운사(高敞 禪雲寺)는 577년(백제 위덕왕 24)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산전은 1474년(성종 5) 2층의 장륙전(丈六殿)으로 조성한 이후, 정유재란(1597) 때 소실된 것을 1713년(숙종 39) 2층 각황전(覺皇殿)으로 재건하였으나, 1751년(영조 27) 화재로 다시 소실되어 이듬해 재건하였다.
이후 1821년(순조 21)에 2층 각황전이 퇴락됨에 따라 단층의 영산전(靈山殿)*으로 개축하였으며, 이러한 변화과정에 대한 기록이 잘 남아 있고 다른 건물에서는 보기 힘든 독창성을 보인다.
*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법회 장면이 형상화되어 있는 불교건축물로 내부에는 석가모니와 나한상을 모시고 있음.
▲ 순천 선암사 원통전(順天 仙岩寺 圓通殿)
순천 선암사(順天 仙岩寺)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태고종(太古宗) 수행총림으로 「순천 선암사 대웅전」등 14건의 국가유산(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원통전의 초창(初創) 기록은 없으나,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었고, 1698년(숙종 24) 중건 후 화재로 소실과 중건을 반복하다가 1828년(순조 28) 재건하였는데, 이 당시 왕실원당(王室願堂)*의 역할을 겸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 조선시대 선왕·선후의 명복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건물로, 1788년(정조 12) 선암사에 세자탄생 발원기도를 명하였고, 이후 세자(순조)가 6세에 직접 쓴 「대복전(大福田)」 글씨를 내렸는데, 순조 즉위 원년(1801) 원통전에 걸게 하여 현재도 원통각이라는 현편과 함께 걸려 있다.
선암사 원통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에 정면 1칸을 앞으로 돌출시킨 '丁'자형이고,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장에 불상을 모시는 감실형이며, 배면을 제외한 삼면이 개방된 보기 드문* 평면형식의 건물이다. 다만, 일제강점기 이후 벽체와 창호에 일부 변화가 확인되었다. 꽃살문 창호와 호남지역의 특징이 반영된 푸른색 위주의 단청과 민화풍의 별화 등은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 유사한 평면 형식으로는 여수 흥국사 원통전(지방유형문화유산)과 2025년 3월 화재로 소실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보물)이 있음.
▲ 순천 송광사 응진당(順天 松廣寺 應眞堂)
순천 송광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 중 승보사찰(僧寶寺刹)로서 국보 「순천 송광사 국사전」 등 20건의 국가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순천 송광사 응진당은 1504년(연산군 10)에 창건되었고 이후 1623년(인조 원년) 중수(重修)한 건물로, 내부에 보물「순천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소조 16나한상」과 「석가모니후불탱·십육나한탱」이 봉안되어 있는 등 역사적 가치가 크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익공계 맞배지붕 건물로 다양한 고식(古式)기법이 잘 남아 있다.
▲ 경주 기림사 응진전(慶州 祇林寺 應眞殿)
경주 기림사는 불국사(佛國寺)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경주 기림사 응진전은 『기림사중창기』(1705) 등의 기록을 통해 1649년(효종 원년)에 중창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1729년 오백나한을 봉안 후, 현재까지 큰 훼손이나 변형 없이 유지하고 있다.
응진전은 장대석을 한단 쌓은 기단 위에 정면 5칸, 측면 1칸,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로 측면에 고주를 사용하지 않고 내부와 같이 하나의 보로 구성한 것은 유례가 드물다.
공포는 조선 중기 건물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으며, 화려한 초각 장식은 조선 후기의 양식으로 예술적 가치가 높다.
▲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錦山 靈泉庵 無量壽閣)
금산 영천암은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인 보석사(寶石寺)의 산내암자이고, 2000년 해체보수 과정에서 종도리에서 발견된 「진악산영천암중수상량문」과 상량묵서* 기록에 따라 영천암 무량수각은 1786년(정조 10)에 중수(重修)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 건륭오십이년병오삼월십일일묘시입주, 이십일일묘시상량근봉(乾隆五十二年丙午三月十一日卯時立柱, 二十一日卯時上樑謹封)
영천암 무량수각은 산중수행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온돌방에 불상을 안치하고 예불을 드릴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 인법당(因法堂)*으로, 당대 암자의 사회, 문화, 종교적 시대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임진왜란 때 활동한 의병승장 영규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장소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 큰 법당이 없는 사찰이나 암자에서 승려가 거처하는 방에 불상을 모신 집
* 1835년 낙봉대사가 영천암 서남쪽 기슭에 영규대사와 무경대사 및 제자들의 진영을 모신 의선각(영각)을 건립, 영천암은 불교와 유교적 요소가 결합된 춘추제향을 지내고, 지역사회에 교류하는 장소가 됨.
법당의 상부에 다락을 들여 공간을 입체적으로 사용하고, 법당 후면 퇴칸에 불단을 꾸미면서 불단 상부만 반자를 높여 닫집과 같은 느낌이 나도록 구성하는 등 한 동의 건물에 필요한 공간을 압축적으로 구성·사용하는 방식은 학술적 가치가 크다.
▲ 청양 장곡사 설선당(靑陽 長谷寺 說禪堂)
청양 장곡사는 마곡사(麻谷寺)의 말사로 850년(통일신라 문성왕 12)에 보조선사(普照禪師)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장곡사 설선당은 사찰 승려의 생활 및 수행공간으로 창건시기를 알 수 있는 기록은 없으나, 2021년 해체보수 과정에서 실시한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비교적 이른 시기인 1569년(선조 2)에 중수(重修) 또는 중창(重創)된 것으로 추정된다.
* 기둥(6본), 동자주(2본), 다락귀틀(2본) : 1569년에 사용된 목재로 확인
설선당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으로 최초에는 정면 3칸, 측면 3칸이었으나, 생활의 변화에 따라 정면 2칸, 측면 3칸이 추가되었다. 이후 정면 3칸, 측면 1칸의 요사채가 배면으로 증축되어 "ㄴ"자형의 건물이었으나, 최근(2021~2022년) 수리과정에서 본채와 선방을 분리하였다.
공포는 주심포 양식이고, 최초 건립된 정면 3칸의 살미* 는 연륜연대 분석결과와 같이 조선중기 이전의 양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후 증축된 정면 2칸은 살미 위에 연꽃을 조각한 형태로 이와 같은 양식은 조선 후기의 특징이다.
* 살미: 공포를 구성하는 부재 중 기둥 머리 위에 보 방향으로 중첩해 설치한 직사각형(장방형) 단면의 긴 부재
▲ 부안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扶安 來蘇寺 設禪堂과 寮舍)
부안 내소사는 선운사(禪雲寺)의 말사로 633년(백제 무왕 34)에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는 임진왜란 이후 1640년(인조 18) 내소사를 중창할 당시 건립되었고, 1821년(순조 22)에 수리된 뒤 1893년(고종 30)에 요사를 증축한 것으로, 승려들의 생활공간의 변화 형태와 모습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설선당과 요사는 'ㅁ'자형 평면으로, 설선당은 정면 6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이고, 전체 'ㅁ'자형 중에서 가장 먼저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두 개의 맞배지붕 건물을 연결한 독특한 구조로 산중생활의 다양한 기능을 수용한 공간구성 방식과 자연지형을 이용하면서도 위계적 구성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다.
▲ 익산 숭림사 정혜원(益山 崇林寺 定慧院)
익산 숭림사는 금산사(金山寺)의 말사로 1345년(고려 충목왕 원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숭림사 정혜원은 1644년(인조 22) 건립*된 것으로 부분적인 증축과 수리를 거쳤으나 건물의 가구는 건립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건립과정에 대한 기록을 통해 목재의 수급 과정이 명확하고, 철물, 소금, 부연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 및 물품 등의 조달방식 또한 알 수 있다. 더불어 승려 장인과 민간 장인이 공동으로 참여한 사실 등 17세기의 건축공사 내용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 정혜원 상량기문(1644) : 1589년(만력 19)에 산불로 정혜원이 소실되어 1591년 중창하였고, 1642년 3중창을 시작하여 1644년(순치 원년) 2월에 상량
구조와 공포의 양식에서는 17세기 서남해안 지역 사찰건축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가평 현등사 극락전」 등 10건에 대하여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각 관리단체 및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 가평 현등사 극락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