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시의원들 고성·욕설·단상점거·몸싸움 벌여
서울시의회 본회장에 여야 시의원들이 고성과 욕설뿐 아니라 몸싸움을 하는 등 추태를 벌이면서 가까스로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 시켰다.1일 서울시의회는 오후 8시 40분쯤 본회의장에서 제227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찬성 71, 반대 0, 기권 18명으로 의결했다. 한나라당 측 시의원들은 조례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79명 전원과 교육위원 등 86명이 공동 발의해 지난달 18일 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통과된 무상급식 조례안은 무상급식 지원 대상을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보육시설로 하고 초등학교는 내년, 중학교는 2012년 우선 시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대한 조례안’ 처리 여부를 놓고 단상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 의원들은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무상급식 조례안 등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9시 40분쯤 본회의장 단상에서 한나라당 시의원 20여명이 ‘조례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농성을 시작하며 개회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한나라당 측 시의원들은 “민주당 측 의원들이 합의 없이 안건에 무상급식 조례안을 처리하려 했다. 의회주의의 기본 운영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오는 15일 상정하면 합당한 처리 절차를 따르겠다.”고 의사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측 의원들은 “무상급식 조례안이 오늘 통과돼야 서울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 예산 심의를 앞두고 있는데 15일 처리는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처리 강행 방침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오후 2시 20분쯤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의 단상을 점거한 한나당 시의원들을 끌어내기 시작하면서 심한 욕설과 겪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2시 40분쯤 허광태 시의회 의장이 단상 아래의 마이크를 잡고 “당 대표 등 간부들이 모여 최종 논의를 거쳐 정상적인 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며 양당 간 회의를 제안, ‘난장판’이 된 본회의장은 20여분 만에 간신히 수습됐다.
●표 집계 숫자 맞지 않아 뒤늦게 정정
하지만 양측의 충돌은 저녁에도 재현됐다. 오후 8시 40분쯤 민주당 측 시의원들과 시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단상에 있던 한나라당 측 시의원들을 끌어내고 본회의를 열어 무상급식 조례안 등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밀려 넘어지면서 다쳐 통증을 호소하고 전자투표기기가 고장나 결국 기립 방식으로 투표하는 등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또 극심한 혼란 속에서 허광태 의장이 발표한 표 집계 숫자가 맞지 않아 뒤늦게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져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기기도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0-12-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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