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벨트 중심 공익적 활용 인근에 학교… 여론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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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1일 “대한항공이 호텔을 세우려는 종로구 송현동 일대 부지를 공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법 개정과 교육청의 재심사를 거쳐 대한항공이 사업계획 승인을 다시 신청할 경우 주민 의견 청취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법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게 시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공공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해당 부지는 한양도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역사문화벨트의 중심이라는 입지 여건도 감안해야 한다.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위해 공익성과 공공성도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 옆 호텔 건립에 대해 시민들이 부정적이라며 시민 공감대를 얻지 못해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학습 환경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유해성이 없는 관광호텔이 원활하게 건립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혀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시장이 재량권을 갖는 북촌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고, 이 계획을 바꾸지 않는 이상 해당 부지에 숙박 시설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는 내부적으로 직접 송현동 부지를 사들여 공익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 보고 있다. 하지만 살림살이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안이다. 그 때문에 정부 매입을 통한 관광자원 활용이 차선책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10-02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