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위험에 복제품 제작 타종 계획
7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훼손 우려로 타종이 영구 중단된 국보 제29호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복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총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771년 혜공왕 때 완성된 에밀레종은 2003년 개천절 때 마지막으로 33번 타종했다. 계속 타종할 경우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될 수 있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랐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될 종은 경주국립박물관에 보관 중인 청동 재질의 에밀레종과 같은 규모(높이 3.75m, 입지름 2.27m, 두께 11~25m, 무게 18.9t)다. 오는 11월까지 완성, 올해 제야의 행사 때 처음 타종하기로 했다.
그러나 종 제작과 종각 건립이 함께 지연되면서 타종은 내년 제야로 1년 정도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종은 복잡한 문양 조각 작업 등이 애초보다 6개월 이상 걸리면서 빨라도 12월쯤 완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종 제작에는 충북 진천에 있는 원광식(73·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을 비롯해 범종 관련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종각 건립은 아직 장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최근까지 4차례 걸쳐 노동고분군 일대 등을 부지로 선정,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으나 ‘사적지’라는 이유로 번번이 불허됐다. 현재 교촌한옥마을 인근 등이 대체지로 거론된다.
시 관계자는 “30만 경주 시민과 관광객들의 염원을 담아 추진하는 에밀레종 복제 사업이 예상보다 지연돼 아쉽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를 기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