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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한부모·소년소녀가장 위해 명절 5일간 따뜻한 도시락 전달

“설거지 해놓은 아이들 보면 찡해”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최모(42)씨는 명절이면 항상 아이에게 미안하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마트에서 일하는 최씨는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날이 많다. 최씨는 “다른 집은 떡국에 다양한 명절 음식을 먹는데 우리 아이는 혼자 밥을 먹어야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씨의 걱정을 양천구가 해결했다.


지난해 추석 김수영(오른쪽 두 번째) 구청장이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엄마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양천구 제공
구는 설 명절을 맞아 소년소녀가장과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위해 ‘엄마 도시락’을 6~10일에 배달한다고 2일 밝혔다. 소년소녀 가장들은 평소 꿈나무카드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하지만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식당들이 문을 닫아 아이들은 굶거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김수영 구청장은 “점심도 문제지만 명절 때 느끼는 소외감이 더 크다”면서 “명절 도시락으로 아이들이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과 8일의 대표적인 식단을 보면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연휴가 시작되는 6일은 쌀밥에 뜨끈한 어묵국, 메추리알, 장조림, 김치볶음, 계란말이, 콘샐러드 등 풍성한 반찬이다. 간식으로 귤과 요구르트도 챙겼다. 설날인 8일에는 쌀밥, 소고기뭇국, 소불고기, 동그랑땡, 삼색전, 과일샐러드가 배달된다.

구 관계자는 “떡국은 배달 중에 떡이 퍼지기 때문에 밥으로 바꿨다”면서 “대신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차례상용 반찬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점심용 도시락이지만 밥과 반찬을 넉넉하게 담아 한끼를 더 해결할 수도 있다.

도시락 제작 비용은 양천사랑복지재단이 일부 지원하고 배달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양천자원봉사센터 봉사자 15팀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도시락배달을 받는 아이들은 약 50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원봉사에 나서는 유희선(59)씨는 “처음에는 명절에 어디를 나가냐고 핀잔을 주던 남편이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면서 “도시락을 먹고 깔끔하게 설거지까지 해서 내놓는 초등학생을 보면 마음이 찡하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항상 더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아이들이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세심하게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6-02-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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