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6세… ‘베바’도 울고갈 환상 화음
실력을 검증받은 쟁쟁한 ‘시니어’들로 구성된 실버악단이지만 연주가 조금만 틀려도 지휘자 오만곤(76) 단장의 입에서 곧바로 ‘강마에’식 불호령이 떨어졌다. 오 단장은 이날 따라 작은 실수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연주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마이크 앞에 선 최씨의 주름진 입술에서 울려 퍼진 곡은 원로가수 백설희의 ‘물새우는 강언덕’. 중간중간 엉뚱한 음이 튀어나오고, 박자도 놓쳤지만 최씨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디션장은 그렇게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인들의 열창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도 울고 갈 ‘실버 바이러스’가 강당 안을 가득 메우는 순간이었다.
전속가수 2명을 포함, 모창가수·장기(長技)가수 등 4명을 모집하는 오디션에 응시한 이들은 모두 12명. 응시생 대부분은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사뭇 진지한 표정과 태도로 숨은 실력을 맘껏 뽐냈다.
노원구가 지난달 창단한 실버악단은 트럼펫·색소폰·오르간·아코디언 연주자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평균연령은 66.5세. 군악대 단장, 중학교 음악교사, 뮤지컬 감독 등 경력도 다채롭다. 지역에선 이미 유명 인사들이 된 지 오래다.
이날 전속가수 오디션에 응시한 김승란(57·여)씨는 “며느리가 구청 홈페이를 검색하다 가수 공모 소식을 알려 줘 매일 30분씩 연습했다.”며 “뽑히기만 한다면 악단의 모든 봉사 활동에 열심히 참가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최종 합격자는 25일 심사위원들이 결선 오디션을 통해 가창력과 장기능력을 판단해 당일 선발한다. 전속가수로 선발되면 매달 40만원의 실비를 지급받고, 실버악단 정기공연과 각종 문화행사 등에 참가하게 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노원구립 실버악단이 창단되는 시점에 맞춰 악단에 활력소 역할을 할 전속가수를 충원해 노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실버악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속가수 모집에 많은 분들이 지원한 만큼 보람있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3-20 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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