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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골프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골프 꿈나무 양성과 학생들의 특기와 소질을 살려 준다는 명분에서다.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았다. 하지만 골프 특기생이 아닌 전교생과 고학년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골프 교실을 여는 것은 어른들의 ‘골프지상주의’를 어린이들에게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0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초등학교 가운데 방과 후 골프교실을 운영 중인 학교는 모두 12개교다. 지역별로는 경주가 4개교로 가장 많고, 안동·문경·성주 각 2개교, 경산·예천 1개교 등이다. 특히 예천군 유천초교의 경우 병설 유치원생 13명에게도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이 가운데 10개교의 교육비는 정부가 지원하는 농산어촌 방과 후 학교 운영비로 충당하고 있다.
도내 상당수 다른 초등학교들도 2학기부터 골프교실 운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들은 “골프교실 운영은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운영상 문제점이 발생될 경우 재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 관련 단체 등은 “초등학생들의 골프교실은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장은 “사회 통념상 성인들의 고급 스포츠로 여겨지는 골프를 어린이들에게 무분별하게 가르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사회구성원 간 협의를 거쳐야 할 문제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충모 전교조 부대변인도 “학습 선택권은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지만 일반인조차 접근이 어려운 특수 스포츠인 골프를 어린이들에게 의무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