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요금 인상 한달… 서비스 개선현황 점검해 보니
“가양동~. 에이, 택시요금만 올랐지 택시 서비스는 나아진 게 하나도 없네.”지난 8일 오후 11시 30분 서울 중구 무교동. 많은 시민이 차도에 나와 조금 열린 빈 택시 창문 사이에 대고 연방 목적지를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택시들은 그냥 지나쳐 가기 일쑤였다. 김성동(45·서울 강서구 가양동)씨는 “택시요금이 엄청나게 올랐지만, 브랜드콜 택시에 전화해도 ‘주변에 빈 차가 없다‘는 메시지만 오고 골라 태우는 관행은 여전하다”면서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데 뭐 때문에 택시요금을 올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바람에 몸을 잔뜩 웅크린 김씨는 “저렇게 골라 태우느라 아예 서지 않고 가 버리는 빈 택시를 보면 정말 화가 난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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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의 약속은 빈말에 그쳤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승차거부 신고 건수가 311건이었다. 주말을 제외한다면 하루 13건 이상이다. 승차거부는 10%도 신고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는 하루 수백 건의 승차거부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정민(34·서울 서대문구)씨는 “직장이 광화문인데 출근시간에 택시를 타면 가까운 거리라고 대놓고 싫은 티를 낸다”면서 “길 건너서 타라고 타박하는 등 요금이 인상됐지만 달라진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10일 홍대에서 종로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광화문 인근에서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내리라고 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무교동뿐만 아니라 종로와 강남 등에서는 오후 11시가 넘어서면서부터 승차거부와 골라 태우는 택시들 때문에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큰소리치며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던 서울시의 단속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몇 차례 단속하는 모습을 본 뒤에는 거의 보지 못했다는 게 시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법인택시 기사도 승차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기사 안준균(48)씨는 “요금이 올라도 조만간 사납금이 오르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라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인택시를 위해 요금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또 안씨는 “승차거부하는 이유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법인 기사들의 배고픈 게 해결돼야 택시 서비스가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1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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