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동안 집 쓰레기 4.5t 치워… 두달간 조사 1041가구 지원
지난 4월 영등포구 신길3동 주민들이 주민센터에 긴급 연락을 취했다. 동네 상가 건물 1층에 세든 한 할머니(70)가 쓰레기 더미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센터 직원이 급히 할머니 집을 찾았다. 15㎡ 남짓한 작은 공간은 갖가지 옷과 이불, 신문, 생활용품이 가득 쌓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할머니는 수집벽이 있어 못쓰게 된 물건도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악취도 심했다. 이러한 환경에 할머니를 방치할 수 없어 아예 청소하는 날을 잡았다. 주민센터 직원 3명과 구 청소과 기동대 6명, 교회 관계자 2명이 달라붙었다. 4시간가량 물건을 치웠다. 기동대 차량으로 3대 분량이 쏟아져 나왔다. 자그마치 4.5t이나 됐다.영등포구는 최근 두 달에 걸쳐 복지소외계층 특별조사를 벌인 결과 사각지대에 놓인 1450가구를 발굴해 이 가운데 1041가구를 연계 지원했다고 7일 밝혔다. 182가구가 기초수급, 272가구가 긴급복지, 22가구가 서울형기초수급, 35가구가 주거 환경 개선 및 차상위 우선 돌봄 지원 대상이 됐다. 또 530가구는 민간 자원을 통해 쌀, 라면, 성금 등을 지원받았다. 구는 통·반장과 이웃 등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길라잡이’ 책자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이웃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며 “구도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5-0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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