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토론회 ‘결혼할까요?’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지만 모아 둔 돈으로는 서울에서 작은 전셋집 하나 구하기도 벅차요.”(미혼 남성 A씨)“결혼하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모두 신경 써야 하는데 출산 후엔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결혼은 엄두도 못 내겠어요.”(미혼 여성 B씨)
시는 결혼 청책 토론회에서 나온 이 같은 의견을 결혼·출산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불안한 일자리와 취업준비, 치솟는 집값, 과도한 결혼 비용 등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
실제 1993~2013년 서울시 혼인 건수와 출산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기준 서울의 혼인 건수는 3만 4692건으로 20년(1993년 10만 3511건) 만에 3분의1 토막이 났다. 지난해 서울의 출산율은 0.98명으로 전국 평균(1.21명)보다 0.23명이 낮다.
토론회에서는 결혼 선배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둘이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지금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 보니 결혼은 남일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지윤 좋은연애연구소장은 “여성이 육아를 감당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포가 있는 거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 만나는 남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함께 공유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민청, 공원 등 공공시설을 활용한 결혼식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결혼식장에 축하객이 많아야 된다는 선입견을 버리면 검소하고 작은 나만의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며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8만호를 짓겠다고 했는데, 더 많은 신혼부부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