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 밀착관리·서비스 기간 확대
576명 떠나 178명 금연 성공“수시 연락한 가족·직원들 큰 힘”
“처음 2주 동안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지가 꺾일 때마다 응원해 준 이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서초 금연 여행단’ 최우수상 수상자 문현식씨)
지난 10일, 서초구청에는 1년여간의 긴 여행을 성공리에 마친 주민들이 모였다. 576명이 함께 떠난 여행이었지만 3분의2 이상이 중도 탈락하며 178명만이 무사히 마쳤다. ‘서초 금연 여행단’이다. 지난해 구가 ‘담배 연기 제로(Zero) 도시’를 위해 시작한 사업 중 하나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금연 사업이 있지만 구는 관리 기간과 금연 서비스 제공 횟수를 타 지자체의 2배로 확대해 지난해 1월 대장정을 시작했다. 일시적 금연이 아닌 완전한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다. 금연 보조제 처방 등 단순 시스템에서 벗어나 관리도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웃음치료와 식생활 개선교육, 금연 재다짐회, 가족 걷기대회 등도 마련했다.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수시로 전화와 문자로 밀착 관리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주민뿐 아니라 평소 마음만 먹고 있던 구 직원도 금연에 동참했다. 표창장을 받은 세무1과의 김진범(53) 팀장은 구청 로비의 금연 여행단 명단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며 각오를 되새겼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 때 호기심에 피우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의지대로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었다”면서 “이제 떳떳하지 못한 변명들 대신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고 웃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올해는 청소년, 취약계층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금연 지원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라며 “담배와의 전쟁으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켜 내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6-03-15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