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출처 공개’ 조약 체결될 듯
당국 “범정부 대책 미흡” 지적
19일 특허청 등에 따르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외교회의에서 발명에 사용된 식물·미생물·동물 등 유전자원 및 전통 관련 지식 출처를 특허 출원 시 공개하는 조약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원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특허에 대해서는 취소 또는 무효화하는 제재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유전자원 활용에 대한 이익 공유를 명시한 ‘나고야의정서’가 시행됐지만 공유 요청이 최근 5년간 3.6%(국내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중개업체를 통해 공급되면서 유전자원 제공자가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료물질 출처가 공개되면 개도국의 공유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와 중국 등 유전자원 부국, 유럽연합 등이 조약 채택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조약이 발효되면 ‘팔각’이란 식물을 이용해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A사는 원료물질 출처를 공개하고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팔각 제공자와 나눠야 한다.
특허청이 국내 바이오기업 173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350곳 중 91.1%가 부담을 토로했다. 출처 공개에 따라 추가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연간 900억원, 심사 지연과 특허 취소 등 제재 수준에 따른 추가 부담액이 최대 244억원으로 추산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가입하지 않더라도 가입국에 특허 출원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의약 분야에서 해외 유전자원 이용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나고야의정서 관련 범정부 대책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2024-03-20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