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전명환(57·동대문) 의원은 범인(凡人)들이 평생 한 번 뛸까 말까한 마라톤 풀코스를 지금까지 101번이나 뛰었다. 그가 뛴 거리만 해도 무려 4261.695㎞다. 서울∼부산을 5번이나 왕복한 셈이다. 물론 연습하면서 뛴 거리는 뺐다.
●“마라토너치고 전 의원 모르면 간첩”
아마추어계는 물론 전문 마라토너들까지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유명한 마라톤 마니아다.
그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산실인 ‘서울마라톤클럽’과 ‘100회 마라톤 클럽’을 주도적으로 창립했으며, 국내 마라톤 붐을 일으킨 핵심 인사이기도 하다.
그가 처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은 1986년 ‘동아 마라톤대회’였다. 그리고 마라톤 대회를 쫓아다니기 시작한 지 18년 만에 지난해 영광의 100회 기록을 세웠다. 산술적으로 보면 매해 5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그런데 이런 추세라면 전 의원은 올해 적어도 105회 이상을 완주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기록은 101회 완주에 머무르고 있다. 머리와 가슴이 더 이상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조금은 ‘발칙한’ 꿈을 꾸고 있다.
●지도자 전향 의사 밝혀
전 의원은 “이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늦어도 2012년 올림픽 때까지는 내가 직접 키운 제자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지도자로 전향을 선언한 셈이다. 아직까지 한 개인이 마라톤 팀을 만든 전례가 없는 만큼 어쩌면 ‘황당한’ 발상일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마라톤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100여개. 그러나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코오롱만이 실업팀이기 때문에 만일 전 의원이 마라톤팀을 만들 경우 국내 마라톤 계에 신선한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 창단 자금 확보 분주
전의원은 “아마추어들이 주축이 된 ‘서울마라톤클럽’이나 ‘100회 마라톤클럽’에서도 숱한 신입회원들을 ‘서브3’(sub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것) 기록 보유자로 키워냈다.”면서 “어릴 때부터 육상을 해온 선수들을 5∼6명 영입해 지도한다면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 펼쳐 놓은 사업이 잘 정리되면 당장 내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직접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전 의원이 팀의 단장과 감독·코치 등 ‘1인 다(多)역’을 수행한다.
전 의원은 지금 팀 창단을 위해 자금 확보에 여념 없다. 지난해 180여억원을 들여 경기도 일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센터를 분양받아 내부 디자인을 마치고 현재 운영 중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스포츠센터가 조만간 흑자 구조로 돌아설 것을 확신하고 있다.
5∼6명으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돈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좋은 여건에서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전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마라톤을 전공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101회 풀코스 완주 경험은 큰 자산”이라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하게 되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체훈련이 하체훈련보다 중요
동시에 그는 현재 우리나라 마라톤 선수 양성 방법에 대해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일부 학교에서는 마라톤 선수들을 ‘잡들이’하는 식으로 강압적인 훈련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지도자들이 먼저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여러가지 마라톤 훈련 방법들을 설명하면서도 상체운동을 계속 강조했다.
그는 “높이 점프하기 위한 배구선수들은 상체가 하체에 부담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지속적인 상체운동을 한다.”면서 마라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래 뛰다보면 상체가 먼저 지쳐 처지게 돼 하체 부담을 2∼3배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무리한 상체 운동보다는 20회 정도를 들 수 있는 가벼운 중량으로 팔과 어깨, 가슴 운동을 꾸준히 해 하체의 부담을 줄여줘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도 실전처럼
그는 또 “평범한 이야기지만 훈련은 반드시 실전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마라톤 선수들은 풀코스를 지나치게 적게 뛴다는 것이다.
비교적 짧은 구간만을 반복적으로 뛰는 과거의 훈련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부상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 의원의 분석이다.
전 의원은 “나는 풀코스를 101번 완주했어도 말짱하다.”면서 “완주한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연습방법의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청과물회사가 운수대통의 줄임말인 ‘운대 청과’”라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전도 ‘운수대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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