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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대보름축제 첫 여성 헌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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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순 강릉여협 고문

전통제례를 주관하는 ‘헌관(獻官·나라에서 제사를 지낼 때 임시 임명하던 제관)’에 여성들의 참여가 잇따르며 금녀의 벽이 깨지고 있다.


예부터 나라의 큰 제사 때는 임금이 초헌(初獻)을, 왕세자가 아헌(亞獻)을, 영의정이 종헌(終獻)을 하며, 일반 제사에서는 문무 당상관이 이를 맡아 하는 등 헌관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임영민속연구회는 28일 오후 강원 강릉시 남대천 둔치에서 열리는 ‘2010 경인년 대보름 축제’의 망월 제례에서 처음으로 여성인 이철순(81) 강릉시 여성단체협의회 고문이 아헌관(亞獻官)으로 참여한다고 26일 밝혔다.

아헌관은 초헌관(初獻官)에 이어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씨는 지역사회 발전에 힘썼을 뿐 아니라 신사임당의 초상이 들어간 5만원권 화폐 발행에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씨는 지난해 강릉시민상을 수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김인련(51·여) 강릉여협 회장이 국사여성황사의 복원 행사 고유제에서 마지막에 술잔을 올리는 종헌관(終獻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단오제 관련 제례에서 여성이 헌관으로 참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국사여성황사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의 전승시설이다.

특히 사임당의 기일에 맞춰 열리는 ‘신사임당 얼 선양제’ 등의 일부 행사에서는 헌관을 비롯해 제집사, 제물, 홀기 등 모든 봉행 절차를 여성이 주축이 돼 전통제례 방식 그대로 봉행하고 있다.

임영민속연구회 관계자는 “앞으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 등을 고려해 여성 헌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2010-02-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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