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에 살지만 ‘서울 산촌’ 같은 이웃 情 주민 400명 십시일반의 기적
“우리 동네? 행정구역은 서울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끈끈함은 어느 산골마을 못지않게 강한 곳이지. 바로 협동조합이란 고리로 연결된 협동마을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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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 은평구 역촌동 ‘역마을’ 협동조합 주민들이 주최한 와글와글 골목 상상축제에 참여한 김우영(앞줄 맨 왼쪽) 구청장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리폼한 인형을 한 어린이에게 권하고 있다. 은평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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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선 역마을 거주 초등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바이올린을 합주하며 흥을 돋웠다. 은평구 제공 |
역마을은 지난해 지역 토박이 4명의 아이디어에서 첫발을 뗐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은평구 주민끼리 서로 의지하며 재미있게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협동조합이란 아이템을 생각해 냈다.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이들은 1년 넘게 협동조합 강연회를 쫓아다니며 관련 법규와 회사 설립 과정 등을 익혔다. 이후 이웃집 대문을 하나씩 두들기며 출자금을 모았다. 결국 주민 400여명이 십시일반 10만원씩 출자해 자본금 4000만원 규모의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전춘배 역마을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은 다른 협동조합과 달리 시민단체 활동가 한 명 없이 100% 지역 주민들이 나서서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토박이들이 나서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2013-11-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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