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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 된장·고추장 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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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햇볕 적으니 물 30ℓ에 소금 9㎏을”… 미감 살리고 정도 나누고

“메주를 봤을 때 검은 곰팡이, 누런 곰팡이, 털 같은 곰팡이가 핀 것들은 다 좋아요. TV 같은 데서 매끈한 메주 봤죠? 보긴 좋을지 몰라도 속성으로 뜬 거라 장 담그면 맛이 없어요. 가장 주의할 것은 빨간 곰팡이에요. 발암물질이죠.”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주부 40여명이 눈 깜짝할 새 우르르 몰려들었다. 더러는 볼펜을 꺼내 메모하느라 바쁘다. 더러는 아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 중이다. 설명이 이어진다. “아파트는 건조한 데다 바람이나 햇볕이 적으니까 보통 물 30ℓ에 소금 9㎏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요. 그런데 소금에 따라 달라지니까 염도측정계를 들고 18도로 맞추세요.”

25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풍납2동 주민센터 앞 주차장. ‘오늘은 장 담그는 날-장 담그기, 정 나누기’ 행사에서 서울시무형문화재 9호 박현숙(63)씨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된장 담그기’에 대해 설명했다.

박씨는 원래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던 전통 술 ‘향온주’ 기능 보유자.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혹독하게 배웠다. 발효 문제를 다루다 보니 장에도 눈을 떴다. 슬슬 소문난 장맛의 비법엔 막걸리도 포함됐다. 입소문을 타니 주민센터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아이들, 비만이나 아토피 문제로 고심하는 부모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는 박씨는 베란다에서 장 담그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주민센터 강좌를 통해 이 방법이 알음알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예 마을 잔치 수준으로 판을 키웠다. 전남에서 직접 재료를 구해 된장, 고추장을 담근 뒤 주민센터 옥상에서 보관하는 것. 담근 장은 주부들이 쓰기도 하고 이웃 돕기에 내놓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한다.

이종호 풍납2동장은 더 큰 꿈도 그렸다. 그는 “풍납토성 때문에 개발사업엔 한계를 띨 수밖에 없어 장 담그기 행사를 ‘장이 익어가는 마을’이란 마을사업으로 키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도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이다. 베란다에서 된장이나 고추장을 담그겠다고 신청할 경우 현장으로 달려가 장독대를 설치하고 비법도 귀띔한다. “마트나 홈쇼핑에서 일률적으로 만들어 파는 것을 계속 사먹다간 전국 모든 집의 음식맛이 다 똑같아질 겁니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미감을 잃어버리는 거잖아요. 그 얼마나 큰 손실입니까.” 그러더니 속삭이듯 덧붙였다. “술은 어른 남자나 마시지만, 장은 온 가족이 다 행복해질 수 있는 음식이잖아요.”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02-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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