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총무과 진광하 주무관
“나눔의 삶을 실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거의 생활화돼 있습니다.”진 주무관은 3년 전부터 보름에 한번씩 꾸준히 고물상을 찾고 있다. 구청 홍보실에 쌓이는 신문을 팔기 위해서다. 당시 진 주무관이 근무했던 홍보전산과에서는 직접 구독하는 신문은 물론 여러 언론사에서 무료로 보내온 신문이 많았다. 신문들을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폐지 수거하는 노인들에게 연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신문들을 직접 팔기로 하고 벌어들인 수익금은 불우 이웃을 위해 쓰기로 했다.
진 주무관은 보름에 한 번꼴로 짬을 내 손수레를 끌고 구청 각 부서를 순회한다. 모은 신문은 창고에 잠시 보관했다가 퇴근 후 차량을 이용해 근처 상도동에 있는 고물상까지 운반한다. 이렇게 신문을 넘기고 손에 쥐는 돈은 넉넉잡아 1만 5000원 남짓이다. 그 내역은 너덜너덜한 수첩에 꼼꼼히 기록해 놓는다. 1년을 모으면 30만원 정도 된다. 들이는 수고에 비해 다소 박한 금액이다. 하지만 그는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어려운 일을 할수록 더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진 주무관은 자신의 선행은 낮추면서도 폐휴지를 줍는 노인들 걱정은 앞세우는 미덕도 갖췄다. 그는 “요즘 신문은 ㎏당 110원 정도 나간다. 제가 한번에 150㎏에서 200㎏ 정도 모으는데 1년을 꼬박 모아도 얼마 안된다”면서 “재활용도 하고 이웃도 돕자는 것이지만 이 일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가실지 걱정이 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진 주무관은 이렇게 꼬박 1년간 모은 돈을 2012년부터 지역 복지재단에 기증해 왔다. 지난 연말에는 상도1동과 흑석1동 등 동별로 열린 일일찻집에 20여만원씩 기증했다. 진 주무관은 “그저 버리게 될 걸 모아서 내다 파는 것뿐이니 선행이라고 할 것도 없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능력이 되고 시간이 좀 더 생기면 자원봉사센터에서 집수리 봉사도 해 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5-01-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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