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에 3600만원 건네…기부하고 닷새 뒤 세상 떠나
구두닦이, 빌딩 청소원 등 평생을 힘들게 살던 70대 노인이 전 재산 3600만원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에 70대 노인이 큰 교훈을 남겼다.서울 용산구는 지난 1월 말기암 판정을 받은 후암동 쪽방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강천일(72)씨가 지난 4월 구 직원에게 ‘전 재산’이라며 현금 3600만원을 건넸다고 7일 밝혔다. 당시 강씨는 “내가 평생 힘들게 살아 어려운 사람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그동안 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 돈을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강씨는 이렇게 돈을 내어준 뒤 닷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을 대신해 상주 역할을 맡은 조성삼 구 복지정책과장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빌딩 청소원, 가락시장 짐꾼, 구두닦이 등 힘든 일을 하며 사신 분”이라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소중한 돈을 모두 기부하고 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6-08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