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해교육 시화전’ 온라인 개최
박영자 할머니 등 40명 배움의 기쁨 공유
박영자(80) 할머니의 시(詩)인 ‘어머니 전상서’의 일부다. 박 할머니는 어린 시절 가난과 차별 등으로 배움의 때를 놓쳤지만 서울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 박 할머니는 “글을 못 쓰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면서 “한글 공부를 시작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은 좋아하는 가수에게 ‘하는 일 잘되길 바람!’이라는 팬레터도 쓰고 내 이야기를 밥 짓듯 지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할머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모든 일에 두려움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처럼 배우지 못해 아팠던 기억을 배움을 통해 치유한 서울시 문해교육 학습자들이 시화전을 연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세월로 쓰고 마음으로 그린, 시와 그림 이야기’란 주제로 40명의 문해 학습자들이 배움 속에서 찾은 인생의 희망을 글과 그림에 담은 ‘서울지역 문해교육 시화전’을 온라인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온라인 시화전은 서울지역 문해 학습자들이 학습 성과를 공유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40여개 수상작이 공개되며 서울시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slec.kr)에 접속하면 누구나 볼 수 있다. 김주명 시평생교육진흥원장은 “이번 시화 작품에는 가슴 아린 삶의 서러움도 있지만, 글을 깨우치고 세상을 긍정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학습자들의 모습이 있어 큰 감동을 준다”면서 “시화 작품을 감상하는 분들도 함께 평생 배움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21-10-01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