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물품 전달한 이기재 구청장
쌀·세제 등 생필품 2734만원어치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에 혜택
“기부에 더 많은 관심 절실한 시기”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푸드뱅크마켓센터에는 여느 마트처럼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씨도 필요한 물품을 담아 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각 물품에 가격표 대신 ‘○개 품목’이 적혀 있다는 점이다. 푸드뱅크마켓센터는 각 지역에서 기부받은 물품이나 현금을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전달하는 곳이다. 기존 기부와 다른 점은 수요자가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부자들은 자신이 기부한 물품이 어려운 이웃에게 투명하게 전달돼 좋고, 수요자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골라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푸드뱅크는 지역별로 쌀이나 라면, 세제 등 식품과 생필품을 기부받아 소외계층에 전달한다.
이날 양천구는 구에서 기부받은 쌀과 식료품, 이불 등 1만 6720개 품목(약 2734만원)을 구청에서 모아 신정동 푸드뱅크마켓센터에 전달했다. 신정동 푸드뱅크마켓센터에서 기부 물품 혜택을 받은 소외계층은 하반기 기준 총 2437명(기초생활수급자 1808명, 차상위계층 394명 등)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기부 물품을 함께 화물차에 싣고 푸드뱅크마켓센터를 찾은 뒤 기초수급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이 구청장은 “기초수급자뿐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에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기부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으로 푸드뱅크 기부 물품이 감소했지만 양천구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설 1만 2330개(약 1761만원)였던 기부 물품은 지난해 추석 1만 5549개(약 2478만원)로 증가했고, 올해 설에도 1만 4279개(약 2397만원)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유석 양천구 푸드뱅크마켓센터 팀장은 “최근 물가가 올라 기부 액수는 늘었지만 실제로 기부되는 물품량은 많이 늘지 않았다”면서 “기부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2022-10-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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