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연방수사국(FBI)’을 표방하며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 일주일째에 들어섰다. 중수청은 지난 2일부터 접수한 고소·고발 사건을 최근 일선 부서에 배당하는 등 수사 업무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휘부 공백 및 인력 문제 해소 ▲인프라 안정화 ▲수사 범위나 이첩 절차에 대한 세부 기준 정립 등 본격적인 수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14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중수청 개청 13일 만이다. 빠르면 이달 중하순에는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절차가 늦어지거나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원 66%로 출범… 시설·인프라 마련도 난항수장 공백과 함께 실무에 투입될 인력난도 현재진행형이다. 중수청 직제상 정원은 2874명이지만 실제로는 66.1% 수준인 1900명으로 출범했다. 1·2차 특례 임용을 진행했지만 인력을 전부 채우는 데엔 실패했다. 특히 지방중수청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광주중수청은 정원 240명의 58.3%인 140명, 대전중수청은 정원 261명의 60.2%인 157명만 채운 상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사 정원 25명을 채우는 데 5년이 걸렸다는 점에 비춰보면 중수청도 인력 충원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무를 위한 시설 및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수사에 필요한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구축에는 3년 이상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고소·고발장 접수부터 사건 배당까지 수기로 이뤄지고 있고, 영상녹화 조사실이나 유치장도 없다. 일부 지방중수청엔 컴퓨터 등 기본적인 설비도 일부 보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 사건 광주중수청까지 가야… 수사 범위 기준도 필요관할 반경이 넓은 것도 향후 본격적인 수사 업무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전국의 지방중수청은 6곳(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에 불과하다. 전국에 18개의 지방청을 두고 있었던 검찰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지방중수청은 서울 및 경기 북부와 강원도까지 담당하고, 광주지방중수청의 관할 구역에는 전북·전남 전역에 더해 제주도까지 포함됐다. 한 중수청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 받으러 비행기 타고 와달라고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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