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마치고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려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들어서고 있다. 2026.10.9 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국방부가 총기 난사범의 총살형 집행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겠다고 밝혀 국제기구와 종교계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를 승인했다고 인정했다. 미군이 사형 집행 장면을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나서면서 포트후드 총기 난사범 니달 말릭 하산의 사형 집행 생중계를 직접 허가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승인했느냐고?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취재진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발표한 하산의 총살형 생중계 계획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생중계를 원하는지, 이 영상이 테러 단체 등의 선전 도구로 악용될까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하겠지만, 그는 죽게 될 것”이라며 “총살형으로 처형된다. 어떤 방식이든 죽기만 하면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형은 그에게 아주 걸맞은 최후”라고 덧붙였다.
다만 생중계 영상을 직접 시청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방부는 지난 8일 이 총살형 집행 과정을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군이 사형 집행 장면을 실시간 방송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형 집행 예정일은 오는 12월 3일이다.
한편 미군이 자국 군인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이후 65년 만이며, 총살형 집행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유엔·국제앰네스티 규탄…공화당서도 “역겨운 일”생중계 계획이 발표되자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사회는 즉각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미국 가톨릭주교회의 역시 처형 생중계를 두고 죽음의 문화를 야만적으로 부추기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계 은퇴를 앞둔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엑스(X)를 통해 “하산은 사형을 받아 마땅하지만, 처형을 공개하고 생중계하는 것은 극도로 역겨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개 처형은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억압적인 독재 국가에서나 하는 짓”이라며 “미국에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도 “공개 처형은 더 이상 이름을 알릴 자격조차 없는 인물에게 그가 바라는 순교자의 지위를 안겨줄 뿐”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존 커티스 상원의원과 오스틴 스콧 하원의원 역시 생중계 계획에 반대하며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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