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공대학교 식음료조리계열 김태경(23)씨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두 번이면 합격하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시험에 무려 17번이나 떨어졌다. 18번째 도전에서 결국 합격하고 곧바로 종합식품회사인 아워홈에 합격했다.
취업의 문을 뚫은 비결에 대해 김군은 솔직한 게 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입사면접시험관에게 한식조리사자격시험에 수없이 도전했으나 계속 떨어질만큼 부족하다. 그러나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이루는 성격이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서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태권도 사범이 꿈이었다. 태권도 공인 4단이다. 하지만 시합 중 부상으로 인해 조리사로 진로를 바꾸고 영남이공대 식음료조리계열에 진학했다.
한 학기를 마치고 입대 후 취사병으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조리사의 꿈을 꿨다.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것 좋아했습니다. 남들은 금방 합격하는 조리기능사시험에 왜 자꾸 떨어지는지 몰랐습니다. 제대 후 거의 매월 시험에 응시했는데 나중에는 부끄러워서 비밀로 했습니다.”
17번이나 떨어진 뒤 김씨는 학과에서 실시하는 한식조리특별반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차렸다. 함께 공부하던 학우들의 조언은 바로 김씨의 산만함과 조리법에 대한 고집을 줄이는 것이었다. 김씨는 “운동을 오래해서인지 저도 모르게 응시장에서 매우 산만하고 또 내가 하는 방식이 맞다는 고집이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교수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다. 이제 김씨의 꿈은 20년 장기근속하는 것이다.
이경수 지도교수는 “왕복 5시간이 넘는 통학을 하면서도 수업에 빠진 적이 없고 지난여름 현장실습 중에 손을 심하게 다쳤을 때도 끝까지 임무를 마치는 모습이 대견했다. 학비도 직접 벌어서 마련하는 등 성실과 끈기가 대단한 학생이라 좋은 직장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