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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빠진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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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기준없이 무조건 보고? 피해학생 노출… 2차피해 대처는?

교사들이 ‘학교폭력 의무보고 규정’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경찰이 학교폭력 사건을 학교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담임교사를 잇달아 입건한 데다, 교육 당국까지 학교폭력을 은폐하는 교사들을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탓이다. 이런 가운데 일선 교사들은 ‘보고를 통한 적극적인 대처’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뚜렷한 기준이나 규정이 없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법 제20조는 학교폭력이나 폭력의 예비, 음모 등을 알게 된 교원은 학교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규정없이 교사에 의무만 부여

그러나 정작 어떤 사건을 보고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교사들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의무는 생겼지만, 학교폭력의 수준이나 상황에 대한 기준은 없다.

최근 양천경찰서에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안모(40)교사는 “담임교사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자신의 선에서 해결하거나, 학교 측에 보고하기도 하는데 교사 스스로 무엇이 교육적인지를 판단해 대처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무엇이 교육적인지를 고려했을 뿐 폭력을 덮으려고 고의로 보고를 누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두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보고 대신 자기 선에서 해결하는 교사들도 있다.”면서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교사의 이런 행동을 은폐라고는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처벌만을 고려한 교육” 비판도

책임 회피를 위해 모든 사안을 시시콜콜 보고하는 행태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담임교사가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은 학생부에 보고하겠지만 담임이 해결할 수 있으면 일단 지켜본다.”면서 “학생부에서도 모든 사건을 다 처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학교 교육을 치안의 관점에서 무리하게 재단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손충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실에서 발생한 일을 마치 어른들의 폭행사건처럼 일일이 상부에 보고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처벌만을 고려한 경찰의 논리”라면서 “학교폭력의 위험성은 알지만 그렇다고 무차별적으로 교사를 몰아치는 대책은 실효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2-02-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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