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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붐에 너도나도 아레나 짓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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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붐을 타고 인천, 서울, 경기, 부산 등 광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초대형 공연장인 아레나 건설에 뛰어들었다. 핵심 상권 수십만 ㎡의 부지에 수조 원을 들여 규모와 기능이 비슷한 아레나를 경쟁적으로 짓는 것은 무모한 중복 투자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부지 일대에 ‘K팝 콘텐츠 시티’를 조성하기 위해 오는 9월쯤 사업자 공모를 위한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21만㎡ 부지에 글로벌 K팝 엔터테인먼트사를 유치하고 K팝 전용 아레나·제작스튜디오·아카데미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 예정지는 인천도시공사 소유로, 도시 계획상 1만 1000~1만 5000실 규모 오피스텔이 들어설 수 있어 자족 시설이나 쇼핑몰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도에서 약 22km 떨어진 청라국제도시에도 유사 시설이 들어선다. 인천시와 신세계그룹은 인천 서구 청라동 16만 5000㎡땅에 세계 최초로 돔구장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인천시는 영종국제도시 내 80만 7000㎡에도 K팝 관련 대규모 개발사업인 ‘을왕산 복합영상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이학재 전 국회의원이 토지 소유주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도 민간투자방식으로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창동 서울아레나’를 짓기로 했다. 이르면 올 11월 착공에 들어가 2027년 3월 개장한다. 도봉구 창동역 부근 연 면적 11만 9096㎡ 용지에 조성되는 이 공연장은 총 사업비가 3600억원 투입되는 동북권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부산시는 글로벌 기업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와 2만석 규모의 최첨단 아레나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와 하남시도 비슷한 K팝 관련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8년 전 경기도와 고양시, CJ그룹이 K팝 전문 공연장 ‘CJ라이브시티’ 조성을 추진한 이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아이돌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자, 지자체가 베끼기식으로 아레나 건설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승철 하남시의회 의원은 “미래 먹거리로서 K-콘텐츠가 영원한 인기를 누리면 좋겠지만 낙관할 수 없는 문제”라며 “근거리에 대형 공연장을 여럿 지어놓고도 활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성을 냉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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