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전통시장 곳곳에 영화관이 생기고 있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영화관에 비하면 시설이 턱없이 열악하지만 그곳에서 느낄 수 없는 풋풋한 향수가 묻어나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충북도는 오는 13일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추억의 영화관’ 현판식을 가진다.
●통기타교실 등 프로그램도 진행
이 영화관은 도와 청주시가 손을 잡고 시장 내 160여㎡ 규모의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 등 최소의 장비를 갖췄으며 50석 규모다.
운영을 맡은 청주시 상권활성화 관리재단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영화 한편을 무료로 상영할 예정이다. 상영작은 ‘추억의 영화관’답게 1960·70년대 영화들이 주가 된다. 첫 상영작은 신영균·문희 주연의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1968년에 개봉된 한국 멜로영화의 상징적인 작품이다.
영화관람은 누구나 가능하다. 영화 상영이 없는 날에는 어린이경제교실, 다문화가정 체험교실, 통기타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각종 프로그램 역시 참가비는 없다.
●작년 제천 이어 두 번째
도내 전통시장에 영화관이 생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제천 중앙시장 내의 문화센터에도 시의 도움을 받아 추억의 영화관이 마련됐다. 80명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이곳에선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영화가 상영된다. 중앙시장 문화센터 정경례 운영실장은 “많게는 50명에서 적게는 20명 정도가 영화를 보러온다.”면서 “상영작 가운데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道 “전역에 시행할 계획”
도 이상옥 전통시장 활성화 담당은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극장이 생기면 전통시장이 활기를 띠지 않겠느냐.”면서 “반응이 좋으면 도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2012-05-10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