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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정] 설 앞두고 주민들 만난 차성수 금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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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차와 쓰레기 처리 ‘땀범벅’ 삶의 현장서 서민소리 ‘생생히’

27일 오전 7시.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어스름이 여전한 길을 나섰다. 말쑥한 양복과 넥타이 대신 귀마개에 하얀색 안전모를 쓰고 야광띠를 두른 연두색 작업복을 걸쳤다. 구청 환경미화원 기동조에 투입된 터였다. 가로 청소조가 이른 새벽부터 도로를 훑고, 위탁업체 소속 미화원이 쓰레기를 담은 종량제 봉투를 수거하며 지나가면 이후는 기동조 몫이다. 재활용 쓰레기와 잔여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이 27일 새벽 시흥1동 금빛공원 인근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청소차에 싣고 있다.
금천구 제공

차 구청장이 속한 조는 금빛공원을 중심으로 시흥1동 대로변 담당이다. 대부분 상가에서 배출한 봉투라 제법 큼직하다. 금방 청소차 적재함에 던져 올렸는데 몇 걸음 못 가 한 무더기가 또 쌓여 있다. 얌전하게 봉투에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망가진 의자, 매트리스, 쿠션도 휙휙 적재함으로 날아 올랐다. 청소차를 따라 거의 뛰다시피 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굵은 땀방울이 금방 배어 났다. 날이 밝자 한 주부가 단박에 알아보더니 “수고하신다”며 차 구청장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줬다. 30분 남짓 만에 담당 구간 10여㎞ 가운데 4분의1을 소화했다.

차 구청장은 “전체를 하라면 엄두도 못 낼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아침 식사 자리는 미화원 10여명과 선지 해장국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며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이었다. 하나하나 꼼꼼히 귀를 기울이던 차 구청장은 “분리 배출이 미흡해 아쉽다. 남들은 잘 때 일하는 분들이 있어서 우리 일상생활이 잘 유지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 구청장은 설을 앞두고 이날 하루를 통째로 취약계층을 두루 살피는 날로 정했다. 원래 틈틈이 하는 일인데 연말연시 바쁜 일정 탓에 소홀히 하지 않았나 싶었다. 식사 뒤 곧바로 위탁 가정을 찾아갔다. 아이가 구김살이 없다며 좋아하던 차 구청장의 다음 행선지는 홀몸 노인댁. 낡은 주택 2층 단칸방에 세든 84세 할머니는 푸근하게 안부 인사를 받고는 살아온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구부정한 허리로 현관 밖까지 배웅하던 할머니에게 차 구청장은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좀 민망해요. 구청장이 가면 따라다니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몰아서 하는 게 죄송하기도 하죠. (선거법 때문에) 들고 갈 수 있는 게 없어요. 위로 겸 말벗이 돼 드리는 정도예요. 그래도 어려운 분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없는지 만나 뵙다 보면 공직자로서 사명감이 생겨요.”

어르신복지센터에서 점심 배식을 하고 함께 식사한 뒤에도 일정은 이어졌다. 차 구청장은 해 질 녘까지 장애인보호작업장, 경로당, 아동센터, 이주여성 디딤터 등을 챙기며 강행군을 마무리하고서야 하늘을 올려다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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