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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30% 안 되는데… 지방정부 수천억 전시장 건립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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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2곳에서 2032년 30여곳으로
공간 63% 급증, 신규 수요 불투명
“거점에 선택과 집중해야” 의견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당수 전시장의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도 수천억원짜리 신규 시설 건립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전시·컨벤션센터는 22곳이다. 추진 중인 사업이 계획대로 끝나면 2032년쯤 30여 곳으로 늘어난다. 전시 면적도 2025년 약 33만 4000㎡에서 56만 1223㎡로 63% 급증할 전망이다.

전북 전주에서는 3000억원 규모의 전주컨벤션센터가 2028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경북 포항에서도 2166억원을 투입한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충남도는 천안에 2548억 9300만원을 들여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2027년까지 건립한다. 강원 강릉에도 오는 10월 지능형교통체계(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1250억원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들어섰다.

문제는 ‘전시장을 지으면 과연 채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2024년 213건의 행사를 열어 대관료 15억 6500만원을 올렸지만 가동률은 26.34%에 그쳤다. 전시장은 행사 준비와 철거 기간 때문에 통상 가동률 50%를 넘으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인천연구원은 2023년 송도컨벤시아의 가동률 51.9%를 사실상 포화 상태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 전시 공간은 2032년까지 1.7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이를 채울 전시회와 국제회의 수요도 그만큼 증가할지는 불투명하다. 지방정부들은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철강·관광 등 지역 특화산업을 내세우며 행사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수요를 만들지 못하면 한정된 행사를 서로 뺏고 빼앗기는 ‘행사 나눠 먹기’로 이어질 수 있다. 운영 적자가 발생하면 인건비와 냉난방비, 시설 관리·개보수비 등도 결국 지방재정으로 메워야 한다.

이 때문에 지역마다 전시장을 하나씩 나눠 짓기보다 국제 경쟁력이 검증된 거점 전시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우 전 킨텍스 건립단장은 “지역 특화산업이 있다고 국제 전시회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신규 전시장은 주변 시설과 수요가 겹치지 않는지 개관 뒤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2026-09-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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