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시장 후카사와 공생주택 시찰
집 자체는 상당히 좁았다. 전용면적이 43㎡(13평) 정도다. 하지만 주택 사이 작은 숲과 옥상 정원, 벽을 뚫어 만든 바람길 덕분에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볕이 잘 든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과 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턱을 없애고 복지사가 날마다 건강검진을 한다. 이런 곳이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하면 믿기지 않겠지만 일본 도쿄 세타가야구의 후카사와 환경공생주택 주민들에겐 15년 전부터 누려 온 일상일 뿐이다.●“집은 자연과 공생할 수 있어야”
일본 도쿄 동남쪽에 있는 후카사와 단지는 원래 1952년에 도쿄도가 목조 단층 임대주택으로 건설한 도영(都營)임대주택단지를 세타가야구가 구영임대주택단지로 재개발한 곳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친환경 주거 단지다.
호사카 노부토 세타가야구청장은 ▲에너지 절약, 자원절약, 폐기물 감소 ▲주변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조화 ▲건강하고 쾌적한 거주 공간과 사람들과의 교류공간 창출 등 세 가지를 임대주택단지를 건설하면서 핵심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60년간 거주한 주민대표 다구치 고우하치(87)는 “마을을 다시 만들 때 주민 희망이 거의 다 반영됐다.”면서 “쾌적하다, 아주 만족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주민의견 반영·토론할 것”
견학을 마친 박 시장은 ‘논의력’(議力)이란 표현을 통해 “2년 3개월에 걸쳐 주민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합리적 결론에 이르는 것이야말로 삶 속에서 구현되는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타운 갈등에 대해서도 “합리적 토론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다가 지금 같은 재앙이 생겼다.”면서 “우리 사회가 발전에서 중요한 게 바로 그런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2-02-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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