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신 작은 재능으로 봉사… 이웃과 함께 ‘불타는 금요일’
“권력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봉사 활동 아니겠습니까. 작은 재능이라도 나눠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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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건 서울 도봉구의회 의원 |
안 의원의 봉사 활동은 이뿐만 아니다. 치매 어르신 야유회 차량 봉사를 하다가 인연을 맺게 된 도봉노인복지관의 셔틀버스 운전대도 잡는다. 기사가 교육, 휴가 등으로 결근해 복지관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달려간다. 벌써 7~8년 됐다. 아침 일찍부터 두 시간이 넘도록 도봉 지역 전체 14개동을 돌며 복지관을 오가는 노인 100여명을 실어 나른다.
그의 달력에는 매주 금요일은 아예 봉사의 날로 정해져 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 가정 등에 도시락 및 반찬 배달을 하는 날이다. 하루 20개 안팎을 전달하게 된다. 이 또한 십수년째 해오고 있는 활동이다.
“너만한 일꾼이 없다”며 등 떠밀려 지방선거에 나왔다가 덜컥 구의원 배지를 달게 된 3년 전부터는 봉사 활동에 불편한 점이 많아졌다며 아쉬워했다. 예전에는 어려운 이웃에게 물질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는데 의원 신분에서는 기부 행위에 해당돼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소 무슨 일이든 불러만 주면 다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더니 “외출했는데 가스불을 켜놓은 것 같다”는 전화도 받았다며 싱긋 웃는 안 의원은 봉사 활동을 다니다가 오늘은 누구누구가 와서 사진 찍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봉사 활동은 거창한 게 아니다. 생활 속에서 시간 나는 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가진 재능을 나눈다면 사회가 더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11-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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