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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대나무숲] “건국 이후 자료 싹 정리해 달라”… 의원보다 더한 보좌관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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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좌관의 급여를 되돌려 받아 쓰는 ‘갑질’로 물의를 빚었다. 의원 보좌관들은 언론 등을 통해 ‘을의 설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는 보좌관들의 갑질 또한 공포의 대상이다. “국회의원들의 위선을 바꾸자”는 보좌관들이지만 정작 이들은 제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죽음의 계절’ 국감… 도 넘은 자료 요구

국정감사를 앞둔 이 시기는 공무원들에게 ‘죽음의 계절’이다. 예년 일정에 맞춰 의원실에서 일찌감치 자료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일부 담당자는 일이 몰려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두고 자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비상’이 걸린다. 하지만 국감이 다가올수록 보좌관들의 갑질은 도를 넘을 때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 피감기관에 대한 무리한 국감자료 요청이다. 자료 요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일부 보좌관들이 의원에게 잘 보이려고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자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10년치는 기본이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모든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할 때도 종종 있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1년 내내 자료만 수집해도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힘들게 자료를 만들어도 정작 국감장에서는 질문 한마디 하지 않고 넘어갈 때도 부지기수다.

●늦은 밤 전화해서…“내일 아침까지 달라”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밤늦게 전화해서 “내일 아침까지 자료를 보내라”는 주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면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퇴근했다가 다시 사무실로 나와 밤을 새워서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은 ‘워라밸’을 깨뜨리는 주범이다. 이렇듯 일부 보좌관들의 과도한 자료 요구는 분명 국가 행정력을 낭비하는 요인이다.

●50대 국장에게 막말… TV 에선 미소천사?

공무원에 대한 반발과 하대도 심각하다. 심지어 30~40대 젊은 보좌관이 50대 중앙부처 국장에게 반말투로 명령하듯 이야기할 때도 있다. 토론회 후원 등 업무 협조가 쉽지 않으면 장관실에 바로 전화해 호통을 치기도 한다. 이런 것이 바로 호가호위(狐假虎威) 아닌가 싶다. 마치 자기 자신이 국회의원이 된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는 TV에서 온화한 이미지로 나오는 스타 의원들의 보좌관들도 마찬가지다.

●갑질 방지 법안, 국회서는 사각지대

최근 국회는 부하 직원에게 직무 관련성이 없는 지시를 내리는 상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박찬주법’, ‘막말 판사’를 막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가맹본부 갑질을 막기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의 갑질 방지 법안을 줄줄이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의 갑질 문화는 방조하고 있다. 일부 보좌관들의 갑질은 결국 국회와 공직사회 전체를 욕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중앙부처 한 사무관
2018-08-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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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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